지구의 반대편 끝인 남미의 페루. 비행기를 타도 20여 시간이 걸리며 시차도 14시간에 이르는 먼 나라 페루 북부 에콰도르 인접지역인 피우라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6자매 가족들이 22일 안동을 찾았다. 9공주의 딸부자 집에서 함께 자랐던 자매들 가운데 6명이 한국 남자를 만나 결혼해 머나먼 이국땅에 흩어져 살다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
포항에 4명, 대구와 경기 구리시에 1명씩 흩어져 살고 있는 이들 6자매의 안동 방문은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페루 쿠스코(Cusco)시와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는 안동시가 한국으로 시집온 페루 6자매 가족들을 초청해 한국문화를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이뤄졌다.
6자매 가족들은 이날 포항을 출발, 오전 10시쯤 안동에 도착해 안동민속박물관과 월영교, 공예문화전시관 등 안동호 주변에 조성된 문화유적지를 둘러본 후 안동의 대표적인 음식인 안동찜닭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후 이들은 하회로 이동해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 관람하고 하회마을 곳곳을 둘러봤다.
특히 자매들은 하회마을 삼신당에서 가족건강과 안동-쿠스코시 양도시간 자매결연을 통한 협력교류 등을 바라는 기원지를 직접 적어 금줄에 메달기도 하는 등 색다른 한국문화 체험에 흠뻑 빠져 들었다.
1999년 자매 가운데 한국으로 처음 시집 온 둘째 수산나(31·포항시)씨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안동에서 체험한 한국문화가 신기하고 즐거웠다"며 "민속박물관에 전시된 민속문화와 기와집·초가집이 있는 하회마을은 옛날 모습이어서 한국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한국생활이 3개월밖에 안 되는 막내 앙셀리카(23·포항시)씨는 "하회탈춤이 익살스럽고 재미있었다"며 페루도 가족문화를 중시하는데 하회마을에 한국사람들이 가족단위로 많이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언니들과 열심히 살아가며 페루에 계신 부모님들도 한국에 모셔와 하회마을을 같이 걸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과 페루는 개인보다는 사회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문화권에 속해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잉카제국의 유구한 문명과 5천여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는 문화·역사적 동질성도 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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