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플루 급속 확산…공연계 '찬바람'

"행사 취소해야 하나…" 가을 성수기 앞두고 시름

"무턱대고 취소도 못하고 그렇다고 예방책도 없고…신종플루가 사람 여럿 잡네요."

신종플루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지역 공연계가 시름에 잠겼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사람 모으기가 힘든 마당에 신종플루 여파로 다중이용 시설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본격적인 가을 공연철을 앞두고 공연계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공연장 출입구에 손 세척기와 열 감지기 등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할까봐 좌불안석이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올해 농사는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달 18일 개막을 앞두고 대구오페라축제 조직위는 요즘 신종플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종플루 공포가 지금처럼 가속도를 낼 경우 행사성공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대규모 국제행사여서 무턱대고 취소할 수 없고 이래저래 고민만 늘고 있다"며 "숙소와 공연장에 손 세척기와 열 감지기를 설치하는 등 대구시와 함께 다양한 예방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내달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재개관을 기념해 줄줄이 대기 중인 예술단 공연과 실내악축제, 민간 극단의 창작뮤지컬 등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 공연기획자는 "올 가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연장을 찾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구시립예술단 관계자는 "공연계 전체가 신종플루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거창국제연극제 행사가 아예 열리지 못했고 이달 12일 시작한 제주국제관악제는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속출하면서 예정보다 일찍 폐막했다.

지자체 행사도 신종플루 여파로 연기 및 취소 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대구 중구청은 21일 예정됐던 영화음악회를 25일로 연기했다. 달서구청도 9월과 10월쯤 열리는 마라톤대회와 다문화축제 등의 행사를 연기 또는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지역에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구민의 보건안전을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 위주로 연기 또는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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