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논란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북한의 특사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계기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관련 사항은 일절 거론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왜 그런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정상회담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22일 북한 조문단과 통일부장관 출신들간 조찬 자리에서다.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 무소속 의원과 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인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가 참석했다. 운은 정 의원이 뗐다. 정 의원은 조찬 이후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북한 조문단은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려면 두 정상이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화답했다.
이에 김 특보도 공감을 표시했다. 김 특보는 "북한 조문단이 남북정상회담 언급을 했지만 그것이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인지는 모르겠다. 이 대통령에게 그런 뜻이 전달됐는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조찬 모임이 일정에 없던 북한 조문단의 이 대통령 예방으로 이어졌다. 김 특보를 통해서다. 이 때문에 김 특보 등 조찬 참석자들이 북한 조문단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을 것이란 정황은 짐작된다.
이 대통령을 만난 북한 조문단이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남북 관계개선 관련 대화를 위해 북한 조문단이 이 대통령을 면담했을리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청와대는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외교안보수석실은 이례적으로 해명자료를 내 "이 대통령의 북한 조문단 접견에는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가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강한 톤으로 부인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부인하고 나선 이유는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 먼저 경색된 남북 관계에 뚜렷한 개선이 없는 상황이고,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한 것도 아닌데 확대 해석되는 것은 청와대로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조문단이 김 위원장의 마음을 이 대통령에게 은밀하게 전달했는데 이 내용이 공개되고 또한 공식 제안으로 받아들여지면 외교 관례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김 위원장의 기분이 상할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청와대가 공식 부인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남북 관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 논란 속에서 남북 관계의 개선 조짐을 확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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