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에게 길을 묻다/이병주 지음/동아일보사 펴냄
십만 언(言)을 남긴 사람, 그러나 심중엔 백만 언, 천만 언으로 다할 수 없는 욕구와 감정을 가졌을 장자. 그는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었고 누구보다 사는 보람을 아는 사람이었다. 작고한 소설가 이병주는 "장자의 상(像)을 꾸며 보았다. 황당한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죄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그의 저작에 나타난 사상만으로 보면 초월적이고 고절적인 사상가라고만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그처럼 매력 있는 사상의 창출자가 무미건조하고 멋없이 세상을 살았을 리 없다"며 장자를 소설로 펴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장자는 이상을 추구함에 있어 철저했고, 물욕과 정치적 야심, 지적으로 높은 위치에 서고자 하는 욕망 등을 초월해 있었다. 일체의 세속적 욕망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았다. 그 자신 극빈한 삶을 살면서도 남을 도와주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장자의 저작은 전 33편의 우화가 있을 뿐이다. 사마천의 '사기'도 약전만 전할 뿐이다. 지은이 이병주는 당대의 시대상과 전국시대를 주유하던 맹자를 비롯한 숱한 사색가들과의 대화 속에서 장자라는 인물을 재발견해나간다. 그러니 책에 등장하는 많은 목소리들은 지은이 이병주의 목소리이며, 이병주의 사고와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장자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 이병주는 무작정 장자를 칭송만 하는 게 아니라 '아내를 의심하는 장자'를 타박하기도 한다. 장자와 후대의 여러 가지 사상을 섭렵한 학자 이병주와 만남으로 보아도 좋겠다. 320쪽, 1만3천원,
조두진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