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감문면 보광리에 위치한 김천경찰서 북부지구대 감문치안센터. 어느 날 느닷없이 '두꺼비 손님'이 찾아와 치안센터를 지키는 '나홀로 경찰관' 조배근(54·경위) 센터장과 4개월째 동거(?) 중이다.
어른 손바닥만 한 이 두꺼비는 4월 말쯤 감문치안센터에 터를 잡았다. 주로 낮에는 치안센터 오른쪽 벽면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밑에서 꼼짝달싹 않고 긴 낮잠을 즐긴다.
두꺼비는 산란기 때 늪이나 저수지에서 생활하고, 평소 습한 곳을 좋아하는 양서류다. 에어컨 실외기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로 인해 생긴 적당한 습도 때문에 실외기 밑을 쉼터로 삼은 것이다.
해가 넘어가고 밤이 찾아와 파출소 출입문 앞에 전등이 켜지면 그제야 어슬렁거리며 기어 나온다. 불빛을 보고 몰려드는 나방 등 곤충을 긴 혀로 날름날름 잡아먹고 밤새껏 허기를 채운다.
감문치안센터는 치안수요가 적어 센터장 혼자 근무한다. 그것도 낮시간에만 근무하고 퇴근한다.
두꺼비를 친구로 맞은 조 센터장은 에어컨 실외기 주변을 서성거리며 잠자는 두꺼비를 일부러 찝쩍대보기도 한다. 그래도 두꺼비는 눈만 끔벅이며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제는 서로 친해진 탓인지 가끔씩 벌레를 잡아 입에 갖다 대면 넙죽넙죽 잘도 받아먹는다. 한낮 더위를 피해 좀더 시원한 곳에서 지내라며 멀리 떨어진 나무 밑이나 수풀 속에 모셔놔도 어느샌가 에어컨 실외기 밑으로 돌아와 있다.
근무교대. 조 센터장이 하루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할라치면 두꺼비는 출입문 앞 전등불 밑으로 출근을 한다. 낮 근무는 조 센터장이, 밤 근무는 두꺼비가 하는 셈이다.
조 센터장은 "두꺼비가 온 후 4개월 동안 친구처럼 지내 정이 많이 들었고, 지역에서 나쁜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만큼 치안사정도 좋았다"며 "두꺼비가 복과 부귀를 가져온다는 옛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천·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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