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나로호 실패를 독자적 기술 개발 계기로 삼자

7번의 연기 끝에 우주로 향한 나로호가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목표 궤도 진입에는 아쉽게도 실패했다. 발사체의 궤도 진입 실패는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위성을 덮고 있던 보호 덮개가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러시아가 공급한 하단 액체 로켓이나 우리가 개발한 상단 로켓에 결함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한두 분야가 아니라 복합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독자적인 발사체 기술 확보가 우주 개발 사업에 절대적인 핵심 요소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우리 정부가 3조6천억 원의 예산으로 추진하겠다는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의 중요 골자도 바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우주 개발 기술은 부족하다. 핵심 기술은 외국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 이외의 다른 우주 선진국과도 협력 관계를 모색, 다양한 통로를 통한 기술 확보에 나서야 한다.

발사체 개발 및 운용 기술 확보 차원에서 이번의 실패는 실보다 득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패 원인을 밝히다 보면 자연히 러시아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자료가 적지 않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내년 발사 때는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고 한 이주진 항공우주연구원장의 말 또한 독자적인 발사체 기술 확보에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92년 우리별 1호로 우주 시대의 꿈을 연 우리에게 우주 강국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꿈과 노력이 있는 한 우주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다. 변변한 자체 기술 하나 없던 우리가 이제 발사대를 비롯한 최첨단 기술 우주센터를 가지고 있다. 이번 시도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철저한 원인 분석과 기술 개발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우리 연구원들의 그간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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