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는 '음식 문화'가 빈약하다는 비판이 있다. 자랑할 만한 음식 메뉴가 없고 음식점들의 서비스도 떨어진다는 얘기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국제 행사를 앞두고 있는 대구로서는 음식 문화의 업그레이드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대구 달서구 음식점들이 음식 문화 선진화를 위한 작은 운동을 실천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바로 작년 1월부터 시작한 '깨'친'맛 운동'이다. 깨끗하게, 친절하게, 맛있게 약자인 이 운동을 통해 대구의 음식 문화를 선진화시키자는 것이다.
"깨끗하게, 친절하게, 맛있게!"
이 운동을 시작한 사람은 곽대훈 달서구청장. 깨'친'맛 운동이란 작명도 그가 직접 했다. "대구에서 영업 중인 일반음식점 2만6천여곳 중 21%인 5천600여개가 달서구에 몰려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음식점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웃는 얼굴 행복한 달서,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깨'친'맛 운동은 외식산업에 대한 높아진 시민 의식에 부응하고 음식점의 위생 수준과 음식 문화를 한 단계 높여 나가자는 실천적 정신문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깨끗하게는 깨끗하고 정갈한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며 친절하게는 친절하고 정겨운 미소, 다정한 말씨로 서비스를 하자는 것이다. 또한, 맛있게는 맛있고 건강까지 고려한 음식을 손님들에게 내놓자는 뜻이다.
이 운동을 위해 작년 3월 소비자식품 위생감시원 25명, 음식업 달서구지부 관계자 7명, 공무원 10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추진단이 결성됐다. 4개월 만인 7월에 드디어 깨'친'맛 음식점 21곳을 지정했다. 우선 270여곳에 이르는 음식점을 모범음식점으로 지정하고, 모범업소 가운데 21곳을 깨'친'맛 음식점으로 선발한 것. 지정 후 부적격업소 한 곳은 지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깨'친'맛 음식점으로 지정되기까지는 엄격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전문가들이 청결하고 정갈한 주방관리, 주방종사자 위생복'위생모 착용, 손님맞이부터 배웅까지의 친절서비스 제공, 화학조미료 사용 안 하기, 남은 음식 사용 안 하기 등을 꼼꼼하게 따져 음식점을 지정했다. 작년 9월엔 성서3차산업단지 과학단지공원에서 참관객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깨'친'맛 축제를 열기도 했다.
한 번 깨'친'맛 음식점에 지정됐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암행 감시원을 통해 음식점들이 계속 수준을 유지하는가를 검사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신규로 신청을 받아 새로 업소를 지정하기도 하고 기존 지정 음식점을 면밀하게 심사해 다시 지정을 하거나 취소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6월엔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해 언론인, 교수, 음식업계 대표, 공무원이 참여하는 깨'친'맛 음식점 지정위원회가 구성됐다.
지난 6월 지정 심의에서는 16개 음식점이 재지정된 반면 4개 음식점은 취소됐다. 이만환 달서구청 위생과장은 "깨'친'맛 음식점으로 지정받기 위한 경쟁률이 4대 1이 넘는다"며 "앞으로 지정 음식점을 50곳까지 확대해 이 운동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깨'친'맛 음식점으로 지정되면 구청으로부터 지정표지판 및 지정증서를 받게 된다. 또한 구청이 마련하는 전문강사 초청 친절교육도 받을 수 있다. 선진 음식 문화 견학, 쓰레기 봉투나 상하수도 요금과 같은 행정'재정적 지원도 이뤄진다. 구청은 구정소식지에 지정업소를 소개하기도 하고 깨'친'맛 지도 3천부를 제작해 주민들에게 이용을 당부하기도 했다.
깨'친'맛 음식점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정우승 촉향원 대표는 "깨'친'맛 음식점으로 지정된 데 대해 회원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위생과 서비스, 맛이 삼위일체가 되는 음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회장인 박상태 본동복어 대표는 "회원 20명이 자주 모여 음식 문화 개선에 대한 노하우를 주고받고 있다"며 "회원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깨'친'맛 음식점이란 취지에 부합하도록 애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서구청은 깨'친'맛 음식점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분기별로 실시하고 있다. 위생관리 수준, 접객 태도, 맛에 대한 이용객의 반응, 지정기준 준수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 매년 6월 재심사를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영업정지 이상의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폐업을 한 경우, 위원회에서 재심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 대표자의 관심도 결여 등으로 적합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엔 지정을 취소하고 있다. 깨'친'맛 음식점 모임 총무를 맡고 있는 배남희 미담 대표는 "향토 음식의 계승 발전이란 명제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국제행사를 대비한 대구 음식 문화의 개선이 절실하다"며 "깨'친'맛 운동이 이를 위한 작은 밑거름이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깨·친·맛 음식점 명단
업소명 대표자 소재지 종별
미담 배남희 진천동 한정식
편대장영화식당 편철권 죽전동 육회
오사카 도재숙 호산동 일식
천년지화 이정현 도원동 바비큐
(주)씨앤우방랜드
라비스따 최백순 두류동 양식
우희경검은콩
밥상수제비 도해천 본리동 정식
하얀집 차창모 호산동 낙지볶음, 찜갈비
저팔계식육식당 최화자 호산동 삼겹살
본동복어 박상태 본동 복불고기, 복어탕
진명장화로구이 박명숙 호산동 삼겹살
월성복집 이재웅 본동 복어찜, 복어탕
무창포해물탕 최인숙 송현동 해물탕
남강장어 강중엽 대곡동 장어구이, 장어탕
촉향원 정우승 호산동 중국식 샤브샤브
부산청국장
해물뚝배기 김정환 호림동 해물탕
대게명가 정점선 호림동 대게요리
안인 서정호 본동 메로찜, 한정식
들메꽃 윤명이 두류동 들메비빔밥, 연밥
우럭1번지 이승철 호림동 우럭탕, 무침회
보문 이양희 이곡동 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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