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신천둔치에 나가 산책을 하는 김희정(38·여)씨는 하루 몇 번씩 아찔한 경험을 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뒤에서 갑자기 앞으로 지나가는 자전거에 깜짝 놀라거나 마주 오는 자전거를 급히 피한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씨는 "신천둔치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 마음 놓고 산책하기가 힘들다"며 "보행자 안전을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로 뒀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신천둔치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면서 산책 나온 시민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좁은 산책로를 보행자와 자전거가 함께 이용하다 보니 혼잡한데다 사고위험까지 크다는 것. 보행자들은 둔치 길은 산책로인 만큼 자전거가 다니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6일 오후 7시쯤 동신교 인근 신천둔치. 폭 3m의 고무칩 포장로가 길게 연결된 산책로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걷거나 뛰고 있었고, 자전거를 탄 시민들도 함께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행자 옆을 지나가는 자전거 때문에 걸음을 멈추거나 놀라는 시민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전모(58)씨는 "자전거 때문에 자주 멈춰야 하고, 부딪치지 않도록 주위를 잘 살펴야 한다"며 "노약자나 어린아이들은 달리는 자전거를 빨리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할까봐 겁난다"고 했다.
신천둔치는 도로나 인도가 아닌 하천부지여서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진입이 금지되지만 자전거는 통행을 규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가 신천둔치 상동교~경대교 하류(6㎞)에 만든 폭 3m의 노란색 포장로는 보행자를 위한 산책로로 조성한 만큼 우안에 설치한 자전거 전용로를 이용해 달라고 시 관계자는 당부했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구분해 달라는 민원이 쏟아지자 대구시는 시민 안전과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2011년까지 신천 동서편 모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둔치에서는 안전하게 걷고 달릴 수 있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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