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송국 사람들]생방송 현장

1시간 전부터 준비…한순간도 긴장 늦출 수 없죠

20일 오후 5시 20분 대구KBS '행복발견 오늘' 스튜디오. 생방송 시작 20분을 앞두고 남녀 MC와 리포터가 리허설이 한창이다.

출연자들은 방송카메라를 보면서 실전처럼 진행을 해보기도 하고 서로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가끔 타이밍이 맞지 않아 진행이 끊어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출연자들은 멋쩍은 웃음을 보이기도 한다.

'행복발견 오늘'은 매일(월~금) 오후 5시 40분부터 20분간 지역의 화젯거리나 생활정보 등을 전하는 생방송 프로그램으로 2007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대구KBS의 간판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 이날의 주제는 '숙면으로의 초대'. 최근 늦더위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나 방법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방송카메라 뒤에서 리허설을 지켜보고 있던 분장사들은 수시로 스튜디오로 올라가 출연자들의 머리를 만지고 옷맵시를 맞춰준다. 출연자들 또한 카메라 뒤편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다.

"그날 대본은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오후 4시가 되면 나와요. 출연자들은 방송 1시간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하고요. 매번 하는 일이지만 생방송이라 할 때마다 긴장이 되네요. 특히 갑작스레 대본이 바뀔 때는 머리가 쭈뼛쭈뼛 서요." MC를 보는 한효연 아나운서가 한마디 한다.

생방송 시간이 점차 다가오자 출연자들은 긴장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방송 3분가량 앞두고는 스튜디오 전체에 적막감까지 흐른다. 모니터에 마침내 CF가 끝나고 '큐' 사인이 떨어지자 두 MC의 굳었던 표정이 갑자기 웃는 모습으로 바뀐다. "안녕하세요, 생방송 '행복발견 오늘'입니다."

같은 시간 TV주조종실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5년차 정현진 PD가 수십개의 모니터를 응시하며 마이크로 '인', '아웃' 등 '콜'을 끊임없이 외치고 옆에 앉은 기술감독은 그에 맞춰 버튼과 스틱을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그 사이 방송작가는 시간 확인에 여념이 없다. 출연자들의 진행 시간이 원래 계획대로 잘 이뤄지는 지 확인하는 것. "출연자들의 코멘트가 어떤 날은 다소 길 때가 있고 다른 날은 조금 짧을 때도 있죠. 그런 걸 체크했다 PD에게 알려주는 거죠. 러닝타임이 18~19분 정도인데 그 시간에 무조건 맞춰야 하니까 가끔 시간에 따라 출연자들은 대본에 실린 대사를 다 소화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김안나 작가는 방송에서 1초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VCR이 방송에 나가는 동안에도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은 쉴 틈이 없다. VCR을 보면서 코멘트를 하거나 서로 이야기할 내용을 지적해주기도 한다.

정 PD의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어느새 이날 생방송이 끝났다.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 정 PD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끝내는 것이 하나의 일상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녀가 방송 중 쉴 새 없이 내리는 '콜' 사인은 별다른 원고에 없는 것.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 내용을 사전에 세세히 숙지해야 한다. PD 생활 초창기에는 긴장을 많이 해서 '콜' 사인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손을 앞으로 내밀거나 당기는 버릇도 있었다고 한다. 5년차라 지금도 간혹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험 많은 기술감독이 이를 알아서 잘 보완해줘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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