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필드에서 모두가 적이고 유일한 나의 아군은 캐디 밖에 없다. 그런데 주말 골퍼들은 캐디를 계륵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없으면 불편하고 있으면 귀찮은 존재로 취급한다.
그 이유는 골퍼들의 의식도 문제지만 캐디 본인들의 잘못도 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있는 고객이 왕이겠지만 캐디란 직업도 어엿한 전문 분야로 프로다운 면이 있어야 한다. 단순한 짐꾼처럼 카트나 운전하고 클럽이나 날라주는 단순 업무만 해서는 결코 골퍼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다.
다음과 같이 해보면 일류 캐디로 평가받을 수 있다. 첫째, 뻔한 얘기지만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캐디 일은 전문적이고 자신만의 비결이 있다는 신념을 가지는 것이 좋고 웃는 얼굴과 즐거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둘째, 골퍼들의 핸디캡을 물어서 파악하고 그에 따른 조언을 해주면 좋을 것이다. 대부분의 캐디들은 골퍼들에게 인사하고 체조를 유도하며 몸을 풀게 하고 좀 잘한다고 하는 캐디들은 어프로치 할 때 어떤 클럽을 사용하는지 묻는 정도이다. 여기에 골퍼들의 핸디캡을 물어서 파악하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티 박스에서 90타 이하 골퍼들은 드라이버로 치는 것이 유리하지만 그 이상의 골퍼들에게는 3번 우드나 5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는 것이 3배 이상 유리하다고 권할 수 있다. 또 페어웨이에서도 90타 이하는 우드, 롱아이언 등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그 위로는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숏아이언 만으로 치는 것이 유리하다. 95타 치는 골퍼가 라이도 좋지 않은 데서 3번 아이언 잡고 '뒤땅'이나 토핑을 쳐서 20~30m 정도 공이 떼구르르 굴러가면 골퍼도 짜증나고 열받고 경기 진행도 안 돼 서로 스트레스 받는다. 그린에서도 핸디캡에 따라 라이 보는 각도가 달라져야 한다. 핸디캡이 낮을수록 적게 보고, 높을 수록 많이 보는 것이 좋다. 언제나 겸양지덕을 갖추는 것이 좋다. 보일듯 말듯 그림자처럼 조언을 해야지, 조금 안다고 나대고 나서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끝으로, 직업 상 이론적으로만 알아서는 안된다. 최소한 본인 골프 실력이 90대는 칠 줄 알아야 한다. 자식도 안 낳아 본 처녀가 산모의 고통을 알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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