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28일 대구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한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는 고졸 새내기 박민규(19). 선발 맞상대는 SK의 에이스 송은범(25)이었다. 이름값만 따졌을 때는 애초에 비교가 되지 않았다. 프로 무대에 처음 선발로 나선 박민규는 첫 관문을 무난히 통과했다. 다만 삼성이 4대6으로 패하면서 그의 호투도 허사로 돌아갔다.
경남고의 에이스였던 좌완 박민규는 신인 2차 1라운드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부터 박민규는 제구력이 뛰어나고 경기 운영 능력이 좋다고 평가된 투수. 빠른 공 구속이 시속 140㎞를 넘지 못했으나 커브만큼은 초고교급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선 태극마크를 달고 아마야구 강국 쿠바를 상대, 9이닝 1실점의 완투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고교 야구 천재들이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라진 곳이 프로무대. 삼성 스카우트진 역시 즉시 주전감이 아니라 장래를 생각해 박민규를 데려왔다. 주로 2군에서 머문 박민규는 올 시즌 1군 무대에 세 차례 불펜으로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 중이었다. 28일 선발 투수진이 비는 바람에 박민규는 뜻밖의 선발로 나설 기회를 잡았다.
앳된 티가 채 가시지 않은 '야구 소년'은 프로 7년차에 접어든 송은범을 눌렀다. 공 90개를 던지며 5이닝 3피안타 2실점의 역투. 빠른 공(53개) 최고 구속은 시속 136㎞에 불과했으나 주무기인 시속 111~118㎞의 커브(31개)에 SK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반면 이날 경기 전까지 12승으로 다승 공동 1위, 방어율(3.11) 2위였던 송은범은 3과 2/3이닝 동안 4실점으로 무너졌다.
박민규의 선전을 앞세워 삼성은 3연승을 달릴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4대2로 앞선 6회초 무사 1루 때 등판한 차우찬이 1과 2/3이닝 동안 볼넷 4개를 내주는 등 비틀거리면서 7회초가 끝났을 때는 4대5로 승부가 뒤집혀버렸다. 차우찬은 박민규와 달리 시속 140㎞ 중반대의 빠른 공을 가지고도 SK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가능성을 보여준 박민규의 생애 첫 선발승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8일 야구 전적
S K 010 101 201 - 6
삼 성 101 200 000 - 4
▷삼성 투수=박민규 양지훈(6회) 차우찬(6회·8패) 조현근(7회) ▷SK 투수=송은범 정우람(4회) 윤길현(6회·4승) 이승호(7회) 정대현(8회) 전병두(8회) ▷홈런=강봉규(1회 1점·삼성) 박정권(2회 1점) 박재상(9회 1점·이상 SK)
롯데 12-5 히어로즈(사직)
KIA 13-7 두산(잠실)
한화 8-7 LG(대전)
■29일 선발 투수
삼성 윤성환 - SK 고효준(대구)
롯데 조정훈 - 히어로즈 김수경(사직)
두산 김선우 - KIA 로페즈(잠실)
한화 유원상 - LG 한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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