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사유머] 老人情談(노인정담)-②

강도 "빨리 벗어" 다그침에 할머니는 "날로?…될라?…그케…!"

할머니와 젊은 며느리가 잠자는 안방에 강도가 들었다. 혈기왕성한 20대 청년으로 보이는 강도는 장롱과 서랍 등을 이리저리 뒤지다가 큰 재미가 없자 다짜고짜 할머니의 가슴 부위에 휴대용 손전등을 비추며 "빨리 벗어"라고 날카롭게 외쳤다.

그러자 할머니는 옆에서 벌벌 젊은 며느리에게 연방 곁눈질을 하며 "날로?"라고 되물었다. 강도가 "잔소리말고 빨리 벗어"라고 다그치자 할머니가 주섬주섬 옷 매무시를 풀며 하는 말이 "될라?"였다.

그제서야 강도가 "이 할머니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목걸이 벗으란 말이야"라고 하자, 무안하기 짝이 없어진 할머니의 마지막 발언인 즉 "그케…!"였다. 공포와 기대와 좌절이 교차했을 할머니의 심사가 안타깝다.

이번에는 반대로 혼자 사는 할아버지 방안에 한밤 중 처녀 도둑이 침입했다. 할아버지가 잠에서 깰세라 조심조심 이곳저곳을 뒤지던 도둑 아가씨는 이렇다 할 소득도 없이 잠귀 밝은 할아버지에게 그만 들키고 말았다.

할아버지에게 붙잡힌 도둑은 꿇어 앉아 용서를 빌었고, 할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때 도둑 아가씨가 기발한 제안을 했다.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기 몸을 훔쳐 가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할아버지의 하룻밤 잠자리 파트너가 되어 주겠다는 얘기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할아버지도 그게 더 실속있는 일일 성싶어 동의를 했다. 하룻밤 풋사랑일지언정 칠십 평생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과 인연을 맺어본 적이나 있었던가. 할아버지는 오히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문제는 할아버지의 남성이 영 말을 듣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성사가 되지 않자 할아버지는 절망과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안 되겠다.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러자 철창 신세를 면하기 위해 꽃 같은 몸을 고스란히 내놓은 아가씨가 기가 막혔다. 그래서 "할아버지 오늘밤 일은 잘 끝난 걸로 하지요. OK입니다. OK!"라며 애원과 격려의 눈길을 보냈다. 할아버진들 어쩌겠는가. 그게 다 세월 탓인 것을….

오죽하면 이런 황당한 이야기까지 나왔겠는가. 30대 여자와 70대 영감님이 하룻밤 사랑을 나누게 되었는데, 여자가 그만 급사하고 말았다. 남자쪽의 복상사(腹上死)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자의 복하사(腹下死)도 아니고 어찌 이런 일이…? 조사결과, 여자의 사망 이유는 '유통기간이 지난 소시지 취식'이었다.

그러게 사람이란 자연과 세월의 법칙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희한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나이 지긋한 어떤 영감님이 병원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니 소변을 받아오라고 했다.

조금 전 화장실을 다녀온 영감님은 20여분간 안간힘을 쓴 끝에 겨우 몇 방울의 소변을 떨구어서 제출을 했다. 그런데 간호사가 그만 실수로 영감님의 소변을 쏟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꾸지람이 두려웠던지 옆에 있던 어느 여성의 소변을 영감님의 소변통에 슬쩍 부어버렸다.

검사결과가 나온날 밤 영감님의 집에는 난리가 났다. '축하합니다. 임신 3개월입니다'란 의사의 말을 들은 영감님은 영문도 모르는 할머니만 닦달을 했다. "요즘 들어 주책없이 여성상위니 뭐니를 하더니 이일을 어쩔고…" 그러게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란 옛노래도 있지 않은가.

客枕蕭條夢不仁 滿天霜月照吾隣 綠竹靑松千古節 紅桃白李片時春 昭君玉骨胡地土 貴妃花容馬嵬塵 人性本非無情物 莫惜今宵解汝裙(나그네 쓸쓸한 잠자리에 꿈결조차 뒤숭숭한데/ 하늘 가득한 차가운 달빛이 내 곁을 비추는구나/ 푸른 대나무와 소나무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나/ 붉은 복사꽃과 하얀 배꽃은 봄 한때 뿐이라오/ 왕소군의 아름다운 몸도 오랑캐 땅의 흙이 되었고/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馬嵬·중국 섬서성의 양귀비의 무덤이 있는 곳)의 티끌이 되었도다/ 사람의 마음이 본래 무정한 것이 아니니/ 오늘밤 그대의 치마끈 푸는 것을 애석해 하지 마시길…)

어느 객주에서 만난 아름다운 청상(靑裳)의 여인에게 마음이 이끌린 방랑시인 김삿갓이 객창의 가을 달빛에 전전반측하며 읊은 오언율시이다. 시인의 애틋한 연정과 한 번 지면 다시 꽃피울 수 없는 인생의 허무를 노래한 시를 받아들고 여인은 어떤 응답을 내놓았을까. 花無十日紅이요, 달도 차면 기우는 것을…. 小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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