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먼

'178㎝의 큰 키에 우아한 외모, 싱그러운 웃음….'

어릴 때 주말 밤이면 TV 앞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주말의 명화'를 기다렸다. 수많은 여배우 중 스웨덴 출신의 잉그리드 버그먼(Ingrid Bergman)이 가장 멋져보였다. 험프리 보가트의 옛 연인 일리자 역의 '카사블랑카'(1942), 순진한 소녀 마리아 역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1943), 가련한 피해자 폴라 역의 '가스등'(1944)…

부모를 일찍 잃고 친척집을 전전하던 그는 20세 때인 1935년 스웨덴 영화에 데뷔, 1938년 할리우드로 건너와 1940년대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청순한 외모와는 달리 대담했다. 34세 때 이탈리아 감독 로베르토 롯셀리니와 사랑에 빠져 남편과 딸을 버리고 이탈리아로 도피했다. '잔다르크' '개선문'에서 보여준 성녀 이미지가 산산조각나고 비난여론 때문에 8년간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3차례 결혼했고 전쟁 사진가 로버트 카파도 애인이었다. 1982년 오늘, 유방암으로 사망해 스톡홀름의 부모 묘 옆에 묻혔다. 67세였다. "여러 남편과 가정을 가져봤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였어요."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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