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 있는 진동 스피커 개발 및 제조업체인 (주)밴스테크는 지난해 미국 시장 무선기기 수출에 요구되는 FCC와 일본 무선통신관련인증(TELEC)을 받았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으나 수출길이 열리지 않았던 이 업체는 인증 획득을 계기로 올해부터 일본에 수출을 시작했다. 상반기에 일본의 휴대폰 제조회사인 NEC 모바일링에 3만대 분량(8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 업체 이상훈 팀장은 "앞으로 일본 수출 물량도 늘리고, 미국의 FCC 인증을 받아 놓은 만큼 앞으로는 미국 시장에도 수출문을 두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박 부품 납품을 위해서는 반드시 국제 규격인증이 필요하다. 성서공단의 선박 엔진부품 제조회사인 (주)성산하이텍은 선박제조회사가 요구하는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수시로 규격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이 업체는 지난해 받은 규격인증을 토대로 현대중공업에 납품하는 물량 외에도 수출을 6억3천여만원어치 했다. 2007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성서공단의 섬유기계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주)대흥정밀공업은 국내 ISO 14000·9001 등 규격인증은 물론 2006년에는 유럽 CE인증을 받았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와 이집트, 베트남 등지로 섬유기계와 컬팅기계(이불이나 침대 등을 누비거나 짜는 기계)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인증이 필수적이었다. CE인증은 이집트와 동남아 국가에서도 품질의 신뢰도를 높여 매년 수출이 20∼30% 늘어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외국 규격 인증 획득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대구경북중소기업청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을 통해 각종 인증을 받은 곳들이다.
1998년 도입된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은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대외 신뢰도 향상과 기술·품질우수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해 수출 대상 국가에서 요구하는 CE, UL, RoHS 등 130개 외국 규격인증을 받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수출 초보 기업(사업신청·접수 시작일 2개월 전월부터 12개월간 수출실적 100만달러 이하 기업)은 소요비용의 80%, 수출 유망기업(수출실적 100만~500만달러 미만 기업)은 소요비용의 60%, 수출 중견 기업(수출실적 500만~1000만달러 미만 기업)은 50%를 지원한다. 1개 인증당 최고 3천만원 한도 안에서 지원된다.
이 사업을 통해 인증을 받은 대구경북 업체들은 "수출실적의 차이는 있지만 수출 길을 열 수 있고, 제품의 대외 신뢰도 향상으로 국내시장 매출도 늘었다"고 말한다.
도어록 제조업체인 (주)엔젤금속 관계자는 "규격 인증은 현재의 수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물론 앞으로 유럽과 미국 등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수출시장 확대에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두 차례 미국 가구생산자협회로부터 BIFMA 인증을 받아 수출이 2배 정도 늘었다는 (주)대하정공 관계자는 "규격 인증을 통해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 내수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경중기청 권태호 차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해외로 해외규격 인증을 받으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이 사업의 평균 경쟁률이 10대 1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신청한 93개 업체들 중 신규 참여 업체가 30%가 넘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사업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들은 "실제 국제규격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외부기관의 도움이 필요해 현재 중기청에서 지원하는 예산으로는 소요 비용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청이 지난해까지 지원한 중소기업은 2만5천201개이며, 모두 2만6천75건의 인증을 받았다. 유형별 외국 규격 인증 획득 현황을 보면 유럽공동체 마크(CE)가 4천195건(46.4%)으로 가장 많고, 유럽 전기·전자 장비 유해물질 사용제한(RoHS)이 1천149건(12.7%)의 순이다.
대경중기청 배균 수출지원센터팀장은 "앞으로 인증 획득 방법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확대하고 수출 대상 국가의 제품규격·관련 인증정보를 중소기업에 널리 보급해 국내 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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