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머니 얇은데 물가마저 '들썩'

설탕 등 '서민 품목' 추석 앞두고 값 올라

추석을 한달 앞두고 생활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최근 환율이 안정되고 있지만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대구시내 한 유통업체.
추석을 한달 앞두고 생활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최근 환율이 안정되고 있지만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대구시내 한 유통업체.

이달 설탕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생활물가 불안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음식료품을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심하게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국제상품 선물시장에서의 원자재값 급등, 현재 엄청나게 풀려 있는 시중 유동성, 향후 경기회복 전망 등이 생활물가 상승 가능성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물가는 계속 상승중

서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생활물가는 본격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제당업체들은 일제히 설탕 가격을 올렸다. 대구시내 한 대형유통업체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설탕 가격은 지난 3월에 비해 5개월 만에 14.1%나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24.8%나 값이 뛰었다. 설탕 가격 인상이 올 하반기 또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28일 뉴욕 상품선물시장에서 10월 만기 설탕 선물가격은 전날 대비 1파운드당 1.03센트(4.6%) 오른 23.52센트까지 치솟아 30년 최고가 수준에 육박했다. 맥쿼리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설탕값이 1파운드당 30센트까지 무난하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대구시내 한 대형유통업체의 가격동향을 보면 아이스크림은 3월과 비교해 74%나 값이 올랐다. 커피는 3월보다 2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치약은 6.2%, 비누는 16.2%나 값이 올라갔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오이비누 경우,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46.3%나 인상됐다. 서민들이 주로 먹는 돼지목살은 지난 3월에 비해 13.9% 올랐다. 배추 1포기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28% 올랐고, 흙대파도 지난해 이맘때 1봉지에 1천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40%나 오른 1천400원을 줘야한다.

수입품들은 환율이 제법 안정됐는데도 여전히 비싸다. 바나나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31.6%, 오렌지는 53.2%나 값이 올라있는 실정이다. 의류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수입물가 영향을 많이 받는 티셔츠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5.1%, 점퍼류는 10.2%, 러닝은 12.1%, 팬티는 4.2% 등으로 역시 많이 올랐다.

◆앞으로 더 오르나

물가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국제 원자재 19개 상품의 가격 움직임을 나타내는 CRB(Comodity Reserch Bureau) 선물지수(미국의 상품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콩 등의 곡물, 원유, 귀금속, 오렌지 주스 등의 상품 선물시세를 지수화한 것)는 지난 3월 2일 200.34로 하락했지만 이달 중순엔 264.77로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말 배럴당 34.66달러로 떨어졌던 두바이유는 최근 한때 배럴당 70달러에 거래되기도 해 2배 넘게 올랐다. 이런 가운데 항공 요금은 다음달부터 국제선이 왕복 기준으로 최대 5만7천원 오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와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투기적 요인이 더해져 앞으로 더욱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더욱이 시중에 풀려있는 막대한 유동성도 물가상승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는 위험요소로 인식된다. 국내 통화량 지표인 광의통화(M₂·평잔)와 금융회사 유동성(Lf:Liquidity Aggregates of Financial Institutions·옛 M₃)은 각각 1천491조5천억원, 1천912조7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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