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일부 미분양 단지들이 'CR리츠'(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에 할인된 가격에 매각되면서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CR리츠는 금융권에서 투자 자금을 모은 뒤 분양가 대비 60~70%선에 미분양 단지를 매입해 2, 3년 정도 보유한 뒤 매각해 투자 수익을 나눠갖는 펀드로 지난 5월부터 정부 주도로 도입됐다.
CR리츠 매각 단지 입주민들은 "CR리츠가 할인된 가격에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뒤 임대를 놓고 있어 분양가에 아파트를 구매한 기존 계약자들은 고스란히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CR리츠 매각 단지는
대구에서 현재까지 CR리츠에 매각된 미분양 단지는 4개로 2~3개 단지가 현재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대성산업이 이달 들어 진천동 대성스카이렉스 162가구와 사월동 대성유니드 122가구 등 모두 284가구를 CR리츠(에프앤뉴하우징 제1호)에 매각했다. 투자기간은 36개월(전세 24개월, 매각 12개월)로 향후 주공에서 60% 후반대까지 매입 보장을 약정한 상태다.
코오롱건설도 지난달 수성구 수성3가 하늘채 미분양 218가구를 CR리츠(플러스타 제1호)에 매각했으며 대림산업도 북구 읍내동 e-편한세상 미분양 300여가구를 리츠에 매각했다.
또 대구 지역내 2, 3개 단지가 CR리츠 매각을 앞두고 실사가 진행 중에 있어 빠르면 내달 중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공 관계자는 "CR리츠는 정부 자금이 아닌 민간 자본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으로 통상 매입 원가는 분양가의 70% 정도"라며 "매입한 미분양 아파트는 2년 정도 전세로 운용한 뒤 매각되며 전세 및 분양 관리는 시공사에서 맡게 된다"고 밝혔다.
◆할인 판매와 대출 논란
기존 계약자들은 CR리츠 매입 가격이 낮아 단지 가치가 떨어지는데다 리츠사에서 매입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해 결국 '임대 단지'로 전락하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리츠에 매각된 단지 계약자들은 "고급 아파트란 광고를 믿고 계약을 했는데 할인 매각한 뒤 임대 단지로 전락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기존 계약자나 입주자들이 떠안게 된다"며 "재산적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시공사에서 적절한 피해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리츠에 미분양 단지를 매각한 건설사들은 '할인 매각'이 아닌 '담보 대출' 성격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분양 단지 매각 가격은 70% 정도지만 리츠 운영기간 동안의 이자와 운영경비 등을 시공사에서 부담하는 조건으로 돼 있어 이 비용 10~20%를 제외하면 실제 건설사들 받게 되는 돈은 분양가의 50% 전후.
리츠에 미분양을 매각한 건설사 한 관계자는 "아무리 자금 사정이 급해도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가의 50% 가격에 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엄격히 따지면 미분양 아파트를 금융권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는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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