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감염속도가 빨라지면서 각급 학교와 기관단체 등이 준비해온 가을 행사들이 대부분 무산 위기에 놓였다. 수학여행, 운동회 등을 아예 취소하는 학교가 늘고 있으며 대규모 축제가 예정된 지자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학교 단체행사는 보류
개학 시기에 신종플루가 확산돼 휴교, 개학 연기 등을 겪은 학교들은 수학여행, 운동회를 취소하는 등 사실상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대구 수성구 A고교는 다음달 15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예정된 수학여행을 취소했다. 2학년생 600명이 서울과 제주도를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학생들의 신종플루 감염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취소를 결정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사 일정 차질보다 신종플루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학기 단체행사는 대부분 취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B초교를 비롯한 대구의 일부 초등학교들은 올해 가을 운동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 역시 신종플루 감염 우려 때문이다. 대구경북 교육청에 따르면 지역에서는 신종플루로 20개 학교가 휴교 및 개학을 연기했으며, 지금도 10개 학교는 휴교 및 개학 연기상태다. 시도 교육청은 31일 현재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대구 37개교 77명, 경북 25개교 49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북도가 9, 10월 열 예정이던 사이언스 캠프도 무산 위기다. 경북 8개 초등학교가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이미 7개 학교가 불참을 통보해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가을철 수학여행이나 소풍, 운동회 등 단체행사를 가급적 자제해 달라"고 각급 학교에 전달했고, 시도 교육청도 교육청 주관 단체 체험활동을 잠정 중단키로 한 가운데 유치원과 학교에 행사 자제 공문을 보냈다.
◆지자체 축제 열지만 걱정
대규모 가을 축제, 행사를 준비하는 지자체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천만~수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일찌감치부터 준비해 온 터여서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축제 기간에 신종플루 확산을 막을 대책도 마땅히 없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9, 10월에 컬러풀축제, 오페라축제, 국제보디페인팅페스티벌 등 굵직한 행사가 예정된 대구시는 일단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신종플루 사태가 지금보다 심각해질 경우 즉각 행사를 취소·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도 다음달 19~23일 구미 박정희체육관 등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새마을박람회를 예정대로 개최키로 했다. 행사 준비에 상당한 예산이 집행됐고,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만으로 취소하기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주제 전시관이 박정희체육관으로 실내여서 관람객이 줄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방역대책상황실을 설치, 운영하고 행사장에 적외선 열감지 카메라와 체온계, 손 소독기 등을 준비해 신종플루 예방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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