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을 새로 짰다. 사람을 바꾸고 자리를 조정해 '1실장 8수석 1기획관 4특보' 체제를 '2실장 8수석 2기획관 6특보'로 개편했다. 집권 중반기를 맞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좀 더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시스템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게 청와대 대변인의 말이다.
출범 당시와 달라진 통치 환경과 지난 1년 6개월의 국정 경험을 감안해 청와대 조직을 보완할 필요성을 느꼈다면 손을 봐야 할 것이다. 무턱대고 시비 삼을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전 정권의 청와대가 크고 비효율적이라며 폐지하고 줄인 조직과 인력을 다시 살리고 늘린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새로 개편한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 때 '3실장 8수석 2보좌관' 체제에 비해 작은 규모라 할 수 없다. '작은 정부' '구조 조정' 같은 이 정부의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하다. 일과 성과로써 조직 확장의 불가피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 참모의 역할은 정책 보좌가 주 업무이지만 소통 또한 그 못지 않다. 대통령과 내각 간에 정책을 조율하고,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서 민심을 전달하는 그 모든 소통의 창구로서 기능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청와대 개편도 재보선 참패, 대통령 지지율 하락, 미디어법 파동, 노무현 및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청와대를 향한 소통 부재의 비판이 일면 작용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상당수가 자리 이동에 그친 참모진에게는 대통령의 소통 소홀 지적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가 여전히 과제로 놓여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중 해를 거듭할수록 자기고집이 강해지는 폐단을 보여왔다. 측근에 둘러싸여 국민의 소리는 입에 맞는 것만 고른 것이다. 그러한 소통 부재는 하나같이 대통령 임기 말을 불행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인물보다 '그 얼굴 그 사람'으로 개편을 마무리 지은 청와대이기에 이 점을 우려하는 것이며 특별히 소통에 신경 쓸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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