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곤일척'(乾坤一擲·승패와 흥망을 걸고 벌이는 단판 승부)의 승자는 삼성 라이온즈였다. 5위를 달리던 삼성은 6일 서울 목동 원정에서 접전 끝에 턱밑까지 쫓아온 6위 히어로즈를 4대3으로 물리침과 동시에 10일 만에 4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날 롯데 자이언츠가 SK 와이번스에 5대7로 패한 덕분.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의 역투와 더불어 승운도 따른 경기였다.
최근 삼성과 히어로즈, 롯데는 경기마다 피를 말리는 상황.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은 58승61패로 4위 롯데(60승63패)를 승차 없이 승률 1리 차이로 추격하고 있었고 히어로즈(56승59패1무) 역시 삼성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6일 롯데가 패할 경우 히어로즈도 삼성만 제치면 단숨에 4위 고지에 오를 수 있는 형국이었다. 물러설 수 없었던 승부였던 만큼 경기도 치열했다.
삼성은 초반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선취점을 얻었다. 3회초 2루타로 출루했으나 리드 폭이 너무 컸던 현재윤은 히어로즈 포수 강귀태에게 견제구에 당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뻔했다. 하지만 3루수 황재균이 번트 대비를 하느라 3루를 비운 틈에 2루로 되돌아오는 대신 3루로 뛰었는데 강귀태의 2루 견제구가 뒤로 빠지는 바람에 홈까지 내달았다.
삼성의 선발 투수 크루세타는 '일기당천'(一騎當千)의 역투를 펼쳤다. 크루세타는 1회 말 연속 볼넷으로 맞은 1사 1, 2루의 위기에서 클리프 브룸바를 병살타로 처리한 뒤 안정을 찾았다. 최고 시속 149km의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 등을 섞어 팀 타율 2위(0.278)인 히어로즈 타선을 6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봉쇄했다.
경기 후반에 '녹사수수'(鹿死誰手·승패를 결정하기 어려운 지경)의 분위기가 삼성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2대1로 앞선 삼성은 7회 말 필승 계투조 정현욱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정현욱이 덕 클락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아 동점이 되어버렸다. 삼성이 8회 초 박한이의 1타점 적시타와 히어로즈 조용준의 폭투로 다시 2점을 달아나자 9회 초 1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히어로즈도 9회 말 1점을 따라붙으며 끝까지 저항했다.
한편 6일 2위 SK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롯데를 7대5로 격파, 9연승을 달리며 이날 경기가 없었던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롯데는 4연패와 함께 삼성에 4위 자리를 빼앗겼다. 3위 두산 베어스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에 5대6으로 역전패, SK와의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6일 야구 전적
삼 성 002 000 020 - 4
히어로즈 000 100 101 - 3
▷삼성 투수=크루세타 정현욱(8승) 권혁(9회·6세이브) ▷히어로즈 투수=이현승 송신영(8회·3패) 오재영(8회) 조용준(8회) 김영민(9회) ▷홈런=신명철(3회 1점·삼성) 브룸바(4회 1점) 클락(7회 1점·이상 히어로즈)
SK 7-5 롯데(문학)
LG 6-5 두산(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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