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암칼럼] 간도땅의 피라미드

+지난주 금요일(4일)은 백두산 너머 간도 땅이 남의 나라(중국)에 지배된 지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국제법상 소위 실효지배(實效支配) 기간이 100년이 되면 점유해 온 나라로 영토 소유가 확정된다. 고구려 땅 만주 벌판 북방고토(古土) 지역이 마침내 강압적인 불법 조약에 의한 무효 반환을 주장할 수 있는 마지막 소송 시한마저도 넘기고 중국 땅으로 넘어간 것이다. 간도를 청나라 땅으로 인정하는 간도협약을 체결(1909년 9월 4일)한 지 딱 100년이 돼서다.

이제 옛 고구려 땅을 되찾고 고조선의 뿌리를 찾는 역사적 소명 완수는 법률적으로 훨씬 더 어렵게 돼버렸다. 옛 고구려 고토가 법적으로 남의 땅이 되는 지난주, 우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고작 국회의원 배지 속의 글자가 맘에 안 든다고 디자인을 바꾸자는 허접스런 일에나 신경 쏟고, 국무총리 감투 놓고 전화를 했느니 안 했느니 티격거리는 입 시비에나 열을 올렸다. 간도 땅이 언제 어떻게 중국으로 넘어가는지, 우리 선대가 봇짐 지고 떠나간 간도 이주(移住)의 역사가 몇 년이나 됐는지 따위는 알지도 알려고도 않는다. 아직도 손기정 선수의 빛바랜 간도 방문 기념 사진을 간직하고 사는 이주 3~5세대, 태어나면서부터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이 돼 버리는 그들의 아픔도 알 리가 없다. 그저 한심한 권력싸움, 이념갈등으로 지샐 동안 간도 땅을 노린 중국의 동북공정은 시계 초침처럼 빈틈없이 진행돼 왔다.

고조선(古朝鮮) 땅의 역사적 흔적을 말살시키고 중국화(化)를 획책하는 중국의 공정은 비단 법률과 정치적 공작뿐 아니라 피라미드의 파괴 공작도 주저하지 않는다. 피라미드라면 이집트만을 연상한다. 그러나 규모는 작지만 만주 벌판에는 수많은 피라미드가 널려 있다. 수천 년간 베일에 싸여 있던 만주 땅 피라미드들이 외부 세계에 처음 드러난 것은 2차 대전 직후 미국 조종사의 사진 촬영에 의해서였는데 첨엔 그냥 자연 형성된 산으로만 알았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만주 땅에는 기마 민족과 동이(東夷) 야만 민족만이 살아 피라미드 같은 진보된 문명이 없다며 피라미드 존재 사실을 숨겨 왔다.

독일인 사진가 하우스 도르프의 현장 사진도 조작이라고 우겼다. 그러다 근래 위성 사진으로 선명한 삼각형 무덤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피라미드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피라미드 접근을 봉쇄하고 일부 피라미드에는 나무를 심었다. 나무가 성장하면 뿌리가 내려 피라미드 구조를 파괴시키면서 자연스레 묵은 산으로 변해 버리도록 해 존재를 없애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중국 황제의 무덤이라면 나무를 심을 리 없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피라미드를 숨기고 없애려 든다는 의혹을 무릅쓰는가?

1973년 고고학계 추정으로는 이 피라미드들이 중국의 황하문명 이전 시대 것으로 본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간도와 만주 땅의 수많은 피라미드들은 중국보다 더 앞선 민족이 형성했다는 말이 되고 유일하게 우리의 환(桓)과 고조선의 땅이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더구나 피라미드의 공법(工法)도 위로 갈수록 좁아지고 계단식 모양을 띠는 '들여쌓기 공법'으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고구려 고유의 건축 공법이다(북한이 조성한 단군릉도 피라미드 모양이다). 따라서 중국으로서는 연대로 보나 축조 공법으로 보나 이곳의 피라미드들이 만주가 고조선, 즉 한국의 고유 영토라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만큼, 공개 발굴을 꺼리며 숨기고 파괴하고 싶을 것이다.

그처럼 동쪽으로는 일본이 독도를 물고 늘어지고, 북쪽에서는 우리의 옛 땅과 유적을 통째로 빼앗고 지우려 드는데도 지도 계층은 우리 민족 땅임을 증명해 줄 공동 발굴 제안이나 훼손 중지를 챙기고 따질 기미조차 없다. 한심하고 딱한 일이다. 권력과 벼슬, 이념에만 한눈팔면 참된 민족정신은 보이질 않는다.

우리가 지금 제대로 민족정신을 다잡지 않으면 우리 후손들이 자금성 담벼락 뒤에서 중국 사람 발 마사지해 주며 밥 벌어먹을 날이 오지 말란 법이 없다. 간도 벌판 피라미드들이 울고 있을지 모른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