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움 필요한 목회자에게 언제든지 달려갑니다"

올해 10주년 맞은 '냉수 한 그릇'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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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수 한 그릇' 선교회는 형편이 어려운 목회자들의 생계와 영성을 지원하는 초교파 모임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소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마태복음 10장 42절)'

대구경북에는 4천여개 교회, 1만여명의 목회자가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목회자 중 상당수가 경제적 곤란이나 질병 등으로 인해 남모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70~80%의 목회자가 신도들이 내는 목사 사례비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이지만, 딱히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는 한 교회 인사의 하소연은 과장이 아니다.

올해 10주년을 맞는 '냉수 한 그릇' 선교회가 발족하게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선교회는 1999년 8월 현 박삼수 대표회장(대구예일교회 담임목사) 등 뜻 맞는 목회자 7명이 모여 대구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10년 전 대구근교 교회에서 목회를 하다 갑자기 사임, 곤란을 겪은 박 목사의 경험이 출발이었다. 선교회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구절처럼 '냉수 한 그릇'으로라도 목회자를 도와보자는 취지에서 그렇게 지었다.

7명으로 시작한 '냉수 한 그릇' 선교회는 10년 만에 회원 600여명의 초교파 모임으로 성장했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에 후원자가 있고, 도움이 필요한 목회자를 위해서는 지역을 마지않고 달려간다.

선교회 활동은 전적으로 회원들 중심으로 이뤄진다. 회원들이 도움이 필요한 목회자를 발굴하면 회의를 통해 대상을 선정하고, 후원금 중 10만~50만원 안팎의 도움을 준다. 수혜자의 사연이나 후원금 접수 상황은 매월 발행하는 선교회보에 싣고 있다. 2월에는 회원인 송재철 성일교육재단 이사장의 도움으로 대구 중구 대신동에 '냉수 한 그릇' 선교회 이름으로 된 조그만 사무실을 마련하기도 했다. 선교회로서는 큰 힘을 얻은 것.

박 목사는 "한 목회자는 초등생 자녀의 급식비를 내비 못해 학교 선생님에게 호된 꾸중을 들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며 "농어촌의 소규모 교회나 개척교회 목회자 중 상당수가 이런 형편이지만 '목사 신분에 어떻게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신청을 하겠나'는 이도 많다"고 했다.

선교회는 최근 병원비를 마련 못해 딱한 사정에 처한 목회자의 사연을 기독교 방송에 전달, 기대 밖의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입원비를 내지 못한 목회자에게 방송으로 걷힌 후원금 1천500만원을 전달하는가 하면, 중병에 걸린 목회자 자녀를 위해 3천여만원의 도움을 주기도 했다. 10년간 1, 2만원씩 모인 후원금이 1억1천만원, 도움을 준 목회자 수도 226명이나 된다.

선교회 활동은 금전적인 지원에 그치지만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목회자의 교회를 찾아가 회원들이 전도 활동을 대신해 주기도 한다. 박 목사는 "은퇴 목회자를 위한 안식관(샬롬하우스)을 설립하는 것이 큰 소원"이라며 "목회자들이 영적으로 일어설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원 계좌 053-12-004378(대구은행), 문의 053)794-1007.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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