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영재고 관문' 나는 이렇게 뚫었다

하승원양 -경북대 영재원 중등수학 사사과정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 장려상 -물리 올림피아드 동상 -화학 올림피아드 동상
하승원양 -경북대 영재원 중등수학 사사과정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 장려상 -물리 올림피아드 동상 -화학 올림피아드 동상
조성준군 -대구시교육청 영재원 수료 -경북대 영재원 초등수학 사사과정 -물리 올림피아드 최우수상 -화학 올림피아드 금상
조성준군 -대구시교육청 영재원 수료 -경북대 영재원 초등수학 사사과정 -물리 올림피아드 최우수상 -화학 올림피아드 금상

한국과학영재학교와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등 3개 영재학교가 지난달 신입생 선발을 모두 마무리지었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된 면접을 통해 과학적 잠재력을 갖춘 학생들을 뽑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면접 비중이 높았고 서울과학고와 경기과학고는 필기시험 비중이 다소 높아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영재학교 대비의 기본은 어릴 때부터 수학, 과학책을 꾸준히 읽으며 관련 지식을 쌓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중학교에 입학하면 자신의 장단점을 살펴 그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고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내년에는 대구영재학교까지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과 준비가 필요하다. 올해 한국과학영재학교에 합격한 대구 대진중 3학년 하승원양과 서울과학고에 합격한 대구 동도중 3학년 조성준군을 만나 대비 방법을 들었다.

◆독서가 합격비결-한국과학영재학교 합격 하승원(대진중 3)양

"어릴 때부터 역사, 소설, 판타지 등 종류를 가지리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열심히 읽은 것이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3단계 과학캠프도 어렵지 않았어요. 주어진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과제, 수학·과학문제를 두고 면접관과 벌이는 대화는 시험 같지 않고 오히려 흥미로웠습니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올해 처음 실시한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하승원양은 합격 비결을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독서를 꼽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독서를 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 발표하고 토론하는 데 익숙한 하양은 2박 3일 동안 치러진 3단계 캠프가 재미있는 놀이같았다고 했다.

"3단계 시험은 따로 준비한 게 없었어요. 3일에 걸쳐 면접 토론 위주의 평가가 이어졌지만 평소에 늘 하던 활동이라 별 어려움 없이 치를 수 있었어요. 문제와 함께 관련된 책을 주고 자기의 생각을 전개하는 유형이 주류였고 신종플루에 관련된 질문 등 시사적인 문제여서 오히려 논술에 가까웠습니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평가하는 1단계 서류전형에 대해 하양은 "수학과 과학 내신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무난히 통과한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도 "과학영재학교가 올해부터 내신을 보기 시작해 내신을 소홀히 했던 친구들은 탈락하기도 했다"고 했다.

2단계에선 수학(4문제)과 과학1(물리+지학 6문제), 과학2(화학+생물 6문제) 시험. 시험당 2시간이 주어졌다. 하양은 "수학시험은 대수 1문제와 기하 3문제로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보는 유형이었으며 난이도는 적당했다"고 했다. 그러나 "과학시험엔 지구과학, 물리, 생물, 화학 등 과목별로 변별력을 높인 문제가 1, 2문제씩 출제돼 조금 어려웠다"고 했다.

하양은 "필기시험 전반에 걸쳐 창의성을 묻는 질문이 많았는데, 어려워 보여도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쉽게 풀 수 있는 형태였다"며 "원리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한 다음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문제를 풀면서 대비해온 학생들은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다"고 했다. 단, 전반적으로 문제를 빠른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계적인 준비 필요-서울과학고 합격 조성준(동도중3)군

"꾸준한 대비와 각종 경시대회 출전경험이 합격의 비결이었습니다."

서울과학고에 합격한 조성준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철저히 과학고를 준비한 경우다. 초·중학교 다니는 동안 각종 경시·경진대회에 참가해온 조군은 "많은 출전 경험과 체계적 준비가 수학과 과학 실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각종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대개 '교과서만 열심히 공부했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과학영재고 입시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합격생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각종 영재반이나 학원에서 꾸준히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궁리하는 '끈기' 역시 실력 향상에 보탬이 됐다. 평소 수학문제를 풀다 이해를 못한 부분은 끝까지 궁리해 해결하는 습관을 길렀다. 문제가 안 풀리면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버티고 앉아 고민하는 게 일상이 됐다.

조군은 "어려운 수학 문제를 갖가지로 궁리한 끝에 해결할 때의 기분은 그야말로 '짱'"이라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야말로 과학영재고 준비생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질"이라고 했다.

다방면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기른 것도 도움이 됐다. 조군은 "신문과 잡지의 과학기사를 읽으면서 상식을 넓힌 것도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번 입학시험에서 조군은 1차 서류심사를 시작으로 4차에 걸쳐 진행된 평가 가운데 3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평가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문제유형이 다양해 풀이방법을 떠올리고 답을 도출하기엔 시간이 부족했어요. 마치 짧은 시간에 얼마나 문제를 많이 풀고 답을 잘 찾는지 평가하는 시험 같았어요. 다행히 올림피아드 같은 경시대회 문제를 자주 접하면서 다양한 문제유형을 익힌 게 큰 도움이 됐어요."

반면 1단계 서류 심사와 2단계 영재성 평가시험, 4단계 과제수행능력 평가 및 면접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이번 시험에서 서울과학고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수상실적기록부 등 1단계 서류심사에서 2천여명을 통과시켰으며 2단계 시험 역시 경시대회 준비를 해온 학생들은 무난히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학교 내신성적이 좋아도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친구들은 2단계에서 많이 탈락한 것으로 안다"며 "혼자서 공부하기보다 영재원이나 학원 등 과학영재고에 맞는 체계적인 공부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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