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월 모의평가로 본 수능 영역별 학습전략

표준점수 차이 큰 수리서 중·상위권 갈릴 듯

3일 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치른 모의평가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전국 수험생들이 대부분 참여한 시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크게 봐서는 수시 지원을 앞두고 수시에서 정시에 이르는 자신의 수험 전략을 최종 판단하는 기회다. 학습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준비해온 방향이 맞는지, 현 시점에서 문제점은 무엇인지, 성적 향상을 위해 막판에 집중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대성학원, 유웨이중앙교육, 비상에듀 등 3개 수도권 입시전문기관의 모의평가 분석을 종합하고 지역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영역별 학습 전략을 짚어봤다.

◆수시든 정시든 수능은 중요하다

2010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58%로 전년도보다 더욱 확대됐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학생부 성적이 나은 수험생들에게 수시는 반드시 합격해야 할 전형이 됐다. 수시 지원과 대비 과정에 입시의 마지막 관문인 수능시험을 소홀히 하기 쉬운데 이는 잘못된 선택이다. 이번 모의평가를 분석해본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시험 난이도가 지난해보다는 결코 낮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시에 합격했다고 해도 최저학력기준에 걸려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9월 모의평가에 대한 종합적인 견해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지만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다는 데 모아지고 있다. 수험생들 사이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난이도가 높은 문항이 영역별로 10~20%씩 고르게 출제됐다. 특히 언어와 수리, 외국어는 고난도 유형이 많아 높은 점수를 받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리의 경우 문항당 배점이 높고 주관식까지 있어 중상위권을 가르는 역할과 함께 상위권의 서열 변동을 불러올 수 있는 영역이다. 상대적으로 차이가 큰 표준점수까지 감안하면 끝까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언어와 외국어는 지문 자체보다는 문제 유형을 바꾸는 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줬다. 교과서에 담긴 핵심 내용은 어떤 형태로든 출제된다는 수능의 속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고난도 문제에 매달리는 상위권 수험생일수록 이를 유념해야 한다.

◆언어

6월 모의평가나 지난해 수능과 출제 경향은 큰 차이가 없었다. 난이도 면에서는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고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쉬운 수준이었다.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고 기존 유형을 변화시키는 측면 역시 유지됐다. 여러 단계 사고 과정을 거쳐야 하는 문항, 비판적 능력이 필요한 문항 등 고난도 문항이 섞여 중하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어려운 시험이었다.

▷향후 학습=언어영역에서 독해력은 기본이다. 남은 기간에도 읽기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긴 지문을 읽으면서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되 세부 내용까지 찾아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수능시험에 잘 모르는 지문이나 작품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교과서 안팎을 두루 공부해야 한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어떤 분야에서든 나올 수 있지만 기본에 충실하면 어렵지 않다. 문제에서 묻고 있는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언어영역에서 의외로 시간 부족에 허덕인다. 한두 세트를 통째로 찍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실전에 대비해 빠르게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주 틀리는 문제는 체크해 두고 마지막까지 보충한다.

◆수리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수능은 물론 6월과 9월 모의평가 모두 수험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시험이었다. 어렵다고 해도 전반적으로는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들이었다. 새로운 유형, 난이도 높은 문항은 빠지지 않고 2, 3개씩 출제됐다.

▷향후 학습=전문가들은 예년 경향에 비춰 올해 수능도 이번 모의평가보다 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중상위권 수험생들은 고난도 문항이 자주 출제되는 단원을 집중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배점이 큰 문항은 실수를 하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실수를 보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모의고사에서 틀렸던 문제들을 모아 반복 풀이하는 학습도 지금쯤은 시작해야 한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쉬운 문제를 절대 틀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수리 난이도가 높다고 해도 쉬운 문항은 생각보다 훨씬 쉬우므로 포기하면 안 된다. 잘 아는 단원과 기본 개념을 중심으로 공부하되 어려운 단원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복습한다.

◆외국어

출제경향이나 유형은 지난 시험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난이도는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빈칸 추론 문제가 4문항에서 5문항으로 늘고 분위기 추론 문제가 빠진 점은 6월 평가와 같다. 어휘나 구문은 다소 쉬웠지만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올해 수능시험도 이번 모의평가 정도의 난이도를 예상하면 된다.

▷향후 학습=외국어는 무엇보다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때까지 실전 문제 풀이 감각을 잃지 않도록 듣기와 말하기는 매일 접하는 것이 좋다. 감각이 떨어지면 문제를 푸는 속도가 떨어져 시간 부족에 빠질 수 있다. 어렵지 않은 문제를 중심으로 꾸준히 풀어야 한다. 모르는 단어나 어휘는 언제든 만날 수 있으므로 문장 흐름 속에서 의미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문법 역시 새로운 것보다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자주 나오는 문제들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중하위권 수험생 가운데 수능이 가까워지면 외국어를 손놓고 탐구영역에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하루 10분씩이라도 해두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사회·과학탐구

사회탐구나 과학탐구는 과목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과목별 난이도를 따지거나 학습 방법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만 염두에 두면 된다.

▷사회탐구 학습=대부분 과목의 난이도가 높지만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기출 문제를 점검하는 기본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사회 전반의 이슈나 문제 상황 등을 소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사적인 내용에 대한 관심도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난이도 높은 문제, 자료 분석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 등에 대비해야 한다. 중하위권은 자신이 틀린 문제와 단원을 위주로 정리해 두는 게 필요하다.

▷과학탐구 학습=기출문제와 교과서 기본 개념을 확실하게 익혀둬야 한다. 주어진 자료의 이해, 교과 내용과 실생활 연관성 파악 등 기본 유형을 충실히 공부해야 한다. 높은 난이도의 문항이 반드시 포함되므로 상위권의 경우 준비에 시간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이슈가 되는 과학적 사실도 챙겨봐야 한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새로운 개념보다 알고 있는 개념, 이해가 부족한 단원에 더 시간을 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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