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퇴직자인 A씨는 요즘 부푼 기대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 보험사 재직 당시 우리 사주 형태로 받아 놓은 주식 때문이다. "곧 보험사 주식이 상장된다고 하네요. 액면가 5천원으로 받은 주식이 100배로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잠이 안 오네요."
#주식 투자자인 B씨도 요즘 은근한 기대 때문에 가끔 히죽히죽 웃는다. 엉겁결에 산 주식이 있는데 이 종목이 보험사 상장 관련주라는 것이다. "생각도 못했는데 제가 보유한 종목이 대형보험사의 주식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하네요. 그 보험사가 상장되면 덩달아 제 보유 주식도 값이 뛰겠죠?"
다음달 생명보험사 상장1호 탄생이 예정된 가운데 보험사 상장을 둘러싸고 '대박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생명보험사가 상장되면 큰 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는 것이다.
◆생보사 상장하나?
생명보험사 상장 1호가 될 동양생명이 다음달 4천600억원 규모의 상장공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주(新株) 1천75만주 및 동양캐피탈 등이 소유한 구주 927만주를 대상으로 한다. 동양생명은 이달말까지 국내외 로드쇼 등을 통해 공모가격을 결정하고 다음달 일반공모 절차를 거쳐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동양생명 상장에 이어 여러 생보사가 상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금호생명, 동부생명, 흥국생명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가 어떻게 형성될까?
생보사들의 적정주가를 제시한 보고서가 최근 나왔다. 솔로몬투자증권의 송인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동양생명 외에 대한생명 등의 상장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솔로몬이 제시한 적정주가는 삼성생명이 77만원, 교보가 30만6천원, 대한생명이 8천600원, 동양생명이 1만8천원 등이다.
이 경우 시가총액은 삼성이 15조, 교보와 대한생명이 6조, 동양생명이 1조7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지주사법 개정으로 보험 지주사가 제조업 자회사를 둘 수 있게 됐고, 지급결제를 통해 은행의 일부 업무도 할 수 있어 생보사 주가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송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돈벼락 떨어지나?
역시 가장 큰 관심은 1주에 70만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1998년 이전 입사자들에게 증자때 주식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현 근무자 또는 퇴직자들의 경우, 1인당 적게는 수십주, 많게는 150~200주까지 받았다는 것. 200주를 갖고 있는 삼성생명 전·현직 임직원이라면 솔로몬투자증권 예측대로 1주에 77만원에 주가가 형성된다고 가정할 때, 단숨에 1억5천400만원을 쥐게 된다.
삼성생명 전·현직 임직원도 그러하지만 삼성생명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CJ, CJ제일제당, 신세계 등의 종목 보유자도 가슴이 설렐 수밖에 없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동양생명의 상장에 따라 삼성생명 지분가치도 부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삼성생명 지분을 갖고 있는 CJ와 CJ제일제당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CJ의 경우 삼성생명 지분 3.2%를 보유 중"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5~2배 적용시 지분가치는 3천162억~4천5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CJ 시가총액의 23.5~30.2%에 해당하는 것.
그는 "CJ제일제당도 삼성생명 지분 4.8%를 보유 중이고, 이 지분의 가치는 4천374억~5천601억원"이라며 "이는 시가총액의 21.8%~27.9%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삼성생명 지분 13.6%를 들고 있다. 1조2천300억~1조5천800억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 지분이다. 신세계의 보유량이 더 많기는 하지만 CJ나 CJ제일제당이 시가총액 대비 지분가치가 크다는 점에서 더욱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사별 지분가치와 시가총액 대비 비중을 감안할 때 CJ제일제당은 2.7~7% 가량, 신세계는 0.8~4.2% 가량 각각 목표주가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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