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 성공기…대구직업전문학교 이상민 교사

취업은 '전쟁'이다. 상대를 꺾어야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만큼 치열하다. 그러나 이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나만의 노하우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남과 같은 방식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젊은 청년들의 취업 성공기를 들어봤다.

대구직업전문학교 이상민(33) 교사. 변변한 직업을 구하지 못해 이 학교에 실무를 배우러 왔다가 능력 있는 교사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1997년 고향인 삼척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구의 한 전자회사에 첫 취업했지만 규모가 작은 사업장은 성에 차지 않았다.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 5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러나 사회는 그의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비슷한 직종의 다른 업체를 기웃거렸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5년 우연히 알게 된 대구직업전문학교.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좀 더 큰 전자회사에 취업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정보통신 설비과'에 입학했다.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덕분에 배우는 동안 돈 걱정은 하지 않았다.

6개월 과정을 2번에 걸쳐 공부를 하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차분하게 자신의 논리를 풀어내는 능력을 주의 깊게 본 학교 측에서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개설된 컴퓨터 실습 과정 강사를 파트타임으로 맡긴 것. 이 교사는 모르는 분야는 밤늦게까지 공부하며 성의껏 수강생들을 지도했다.

성실성을 인정받은 그는 이듬해 학교의 주선으로 한국기술대학교에서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동시에 이 학교에 정식 교사로 취업했다.

그는 현재 정보통신 관련 자격증만 17개.

그는"수강생들이 물어보기 때문에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강기 훈련부장은 "이 교사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행운아라고 말한다. 밥벌이를 위한 실무 훈련을 받기 위해 직업전문학교에 입학했고, 이제는 밥벌이를 넘어 자신의 과거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냉철하게 돌아볼 것을 주문한다.

"좋은 직장을 얻으려는 욕심만 갖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없다. 자신의 상황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의 여유도 중요하다."

"취업한 수강생이 고맙다는 전화를 걸어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후배들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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