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최고령 '엄지족'은 누구일까?
많은 사람들이 하춘수 대구은행장을 꼽는다. 올해 나이 만 56세. 그의 '화려한 손가락 놀림'을 본 사람들은 입을 딱 벌린다.
요즘은 40대 이상도 '문자질'을 배우고 있지만 쉰을 넘긴 사람들 중에 문자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하 행장은 청소년들처럼 두손으로 문자 메시지를 작성한다.
그는 휴대폰 문자 보내기 기능이 처음 나왔을 무렵부터 엄지족에 도전했다. 그 결과 오늘의 실력이 만들어졌다.
하 행장은 하루 평균 50통의 문자를 보낸다. 수십명의 사람들에게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일은 절대 없다. 사람마다 모두 사연을 다르게 보낸다.
그렇다고 의례적인 내용의 문자는 날리지 않는다. 꼭 필요한 내용이 있을 때 문자를 보낸다.
문자를 보내오는 사람들에게는 회의 참석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0초 내로 답장을 날린다. 그 사람의 직위가 어떻든, 가리지 않는다.
요즘은 그림편지지에다 음악까지 실어 문자를 날린다. '50대 멀티미디어 신동'의 탄생이다.
문자 내용을 보면 구태의연한 표현이 별로 없다. 그는 틈만 나면 여러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좋은 글' 사냥을 한다. 물론 PC 다루는 실력도 뛰어나다.
그는 휴대전화를 비서에게 맡기지 않는다. 회의가 아니라면 누가 문자를 넣어도 곧장 답을 한다.
아쉬운 점은 역내 50대 이상 연령의 인사들 중 '문자질'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이 드물다. 하 행장 얘기로는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 정도가 엄지족이라는 것.
그런데 하춘수 행장은 왜 이리 바쁘게 문자질을 하는 것일까?
"은행장은 기관장이 아닙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입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서비스 정신이 없으면 안 됩니다. 저를 만난 사람들이 누구나 감동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문자가 아니라 더 어려운 것도 배워서 해야죠."
하 행장 취임 직전 7천원대에 머물던 대구은행 주가가 최근 1만5천원을 돌파했다. 엄지족 은행장의 화려한 손놀림 덕분에 '대구은행을 주목하는 사람'이 매일 50명씩 늘어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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