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투 쓰리 포, 차고 찍고 찍고 차고…."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달서구노인복지센터 1층 대강당. 경쾌한 음악이 울려퍼지자 화려한 댄스복을 갖춰입은 20여명이 스텝을 맞추기 시작했다. 60대 이상 노인 20여명으로 이루어진 스포츠 댄스 동아리 '댄서의 순정'은 10일 인천에서 열리는 전국 어르신생활체육경연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연습이 한창이다. 알고보니 지난해 토토 시니어페스티벌 어르신스포츠 댄스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실력있는 팀. 동아리 회원들 가운데 6팀이 부부로 구성된 만큼 가족 이상으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댄서의 순정' 박회규(68'대구 달서구 도원동) 회장은 사업을 하다 99년 은퇴했다. 가끔 친구들과 등산을 하며 소일하던 박 회장은 2005년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이 문을 열자마자 등록해 지금까지 댄스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중년 시절 댄스학원엘 등록했다가 부인에게 '딱 걸려' 관심을 돌린 후 처음이었다.
"주 5일 출근하다시피 나오는데, 한번도 안 빠졌어요. 건강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아지고요. 춤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네요."
2년 전 뒤따라 스포츠 댄스를 시작한 부인 곽복련(62)씨도 대만족이다. "집에 있으면 잠만 자고 생활이 늘어질텐데, 바쁘게 하는 일이 있으니 생기가 있어요. 부부끼리 대화도 많아지고 서로 이해 폭도 넓어지니까요."
박억조(76'대구 달서구 송현2동)'이경자(71)씨 부부는 아예 집에서 스텝을 맞추며 연습하는 통에 부부간의 정이 새록새록 솟는다. 춤을 추는 박씨의 눈빛은 생기가 돌아 쾌활했고 몸놀림도 가뿐했다. 어딜 봐도 70대 노인같지 않다.
"동아리는 완전히 가족적인 분위기예요. 전국 대회에 나가 큰 무대에 서면, '내가 이걸 할 수 있구나'하는 쾌감과 자신감이 들죠. 춤 덕분에 일상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스포츠 댄스는 노인들의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건강에 좋다고 해서 1년 전 스포츠 댄스를 시작한 한선악(68'대구 달서구 진천동)씨는 그동안 4kg나 빠졌다. 무릎과 엉덩이뼈가 아팠지만 이젠 말끔해졌다. '건강에 확실히 좋다'는 것이 '댄서의 순정'팀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열성적인 학생들 덕분에 선생님도 보람이 크다. 스포츠 댄스 강사 김영아(39)씨는 "이분들처럼 사는 게 제 노년 목표"라고 말할 정도. 강하게 몰아붙이며 가르쳐도 노인 학생들은 곧잘 따라온다. "나이든 사람에게 부드럽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선입견일 뿐이에요. 그분들에게 열정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성취감으로 이어지죠."
춤에 빠진 동아리는 '댄서의 순정' 뿐만 아니다. 문화강좌프로그램 과정을 마친 사람들은 저마다 동아리를 만들어 연습에 몰두한다. 모던댄스 동아리 '에델바이스', 우리춤체조 '해오름', 사교댄스 '사우회' '들국화' '건우회' 등 활기있게 사는 노인들은 동아리를 중심으로 춤 삼매경에 빠져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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