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머지않아 6자테이블 나와 앉을 것"

박재규(전 통일부장관 인터뷰)

최근 북한의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 특사단 파견과 이명박 대통령 면담 등으로 인해 남북 경색 관계를 푸는 새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추석 전 이산가족 상봉 합의, 유성진씨 석방과 연안호 귀환 등의 성과도 있어 남북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남북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으로부터 들어본다.

―북한이 최근 대남 유화책을 동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일관된 대북 정책'이 거둔 성과라고 평가합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북한의 최근 대남 유화책은 그동안 중단됐던 금강산, 개성관광을 비롯한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의 재개를 바라는 필요성에서 나온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남북경협사업의 재개와 진전을 통해 경제적 수익을 높이자는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남북이산가족 상봉합의 등 일련의 남북관계 개선 조치를 추진한 것입니다. 또한 북·미관계 개선과 협상 추진에 앞서 긍정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했던 것으로 관측됩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있어 많은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하면 재개가 가능할까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사건의 진상규명, 관광객 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관광객 신변 안전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사항들을 남북 간에 합의해야 합니다. 또 금강산 관광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을 처리하는 종합행정기구 성격의 '금강산관리위원회'가 조속히 설치되어야 합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한 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MB정부도 정상회담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3차 정상회담 개최는 무엇보다도 핵문제 해결에 대한 진전이 핵심 요건이 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핵문제 해결의 진전 없이는 남북 간 화해, 협력의 한계를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 정상회담의 경험적 사례에 비춰, 우리 사회 내의 국민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제재를 지속할 거라고 말합니다. 이런 대북기조가 말 그대로인지, 아니면 대화를 위한 유인책이라고 봐야 합니까.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북제재는 북한의 '완전 굴복'을 위한 제재라기보다는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북한당국의 의지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6자회담 테이블에 나오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이지요. 명분만 갖춰지면 북한도 머지않아 6자회담에 복귀할 것으로 믿습니다.

―보스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방북할 경우, 북한이 보스워스의 손에 쥐여줄 수 있는 '선물'은 뭐라고 보십니까.

▶북한은 미국과 진정한 대화를 원한다면 보스워스 특별대표를 공식초청해야 하며, 공식초청시 미국도 긍정적으로 호응하는 것이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보스워스 방북시, 북한은 핵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것입니다.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지만, 미국의 대북적대행위 중단과 경제적 보상이 선결조건임을 강조할 것입니다. 그리고 유엔 대북제재결의 1874호 해제를 요청하면서 '6자회담 복귀' 정도의 선물을 보스워스에게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한다면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카드는 무엇이 있을까요.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계속 접촉하고, 한편으로는 유엔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1874호의 이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 중국과의 다방면 협력도 강화할 것입니다.

―중국의 대북특사파견과 10월 초순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설이 나오고 있는데, 북·중 관계 전망은.

▶중국은 북핵위기 때마다 대북특사를 파견하였다는 점에서 특사파견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북한 특사조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면담, 그리고 일본 민주당 정권 출범 등 동북아의 안보지형 변화가 전망되므로, 중국의 대북특사파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습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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