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단 까만 때 벗겨내고 컬러풀 '새 옷'

대구염색산업단지를 상징하는 굴뚝의 디자인이 화려하게 바뀐다
산업단지 내 공장의 담장 허물기 사업이 생산성 향상과 인근 주민과의 소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구염색산업단지를 상징하는 굴뚝의 디자인이 화려하게 바뀐다
산업단지 내 공장의 담장 허물기 사업이 생산성 향상과 인근 주민과의 소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구 달성군 논공읍 달성1차산업단지 내 섬유업체인 동일상사는 지난 6월 거추장스럽던 공장 외벽을 허물었다. 담장이 있던 자리는 녹지공간으로 대신했다. 이 업체 심웅룡 대표는 "대구시에서 1천200만원을 지원받아 담장 허물기 공사를 했는데 직원들과 인근 주민들은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속이 시원해졌다며 좋아한다"고 했다.

대구시가 올해부터 노후화된 공단에 대해 '친환경 메스'를 들이대는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실시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장 사람들은 일하고 싶은 환경으로 일터가 변했다며 좋아하고, 인근 주민들은 동네가 훨씬 밝아졌다며 환영하고 있다.

◆일터가 변했어요

대구 북구 검단산업단지 내 컨트롤러 제조업체인 동호시스템은 지난달 담장 허물기 사업을 끝냈다. 회색 일색이던 높은 담과 철망을 걷어내고 나무와 꽃의 녹지공간으로 바꾸었더니 큰 변화가 생겼단다. 이 업체 홍채희 대표는 가장 먼저 직원들의 얼굴부터 변했다고 했다. "예전 어두웠던 표정들이 지금은 환해졌어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마땅히 쉴 곳이 없었는데 지금은 새로 생긴 녹지공간에 모여 웃음꽃을 피우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부터지요."

이 업체가 담장을 걷어내자 이웃한 두 곳의 업체도 덩달아 없앴다. 이웃과 소통을 막았던 주범을 몰아내자 생산성이 몰라보게 향상됐다고 업체들은 입을 모았다. 한 업체 대표는 "근무환경의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줬다"며 "1천여만원 들여 담장 하나 걷어냈을 뿐인데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일의 능률도 향상된 것 같다"고 웃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담장을 허문 사업장은 총 5곳이며, 내년에도 5곳 등 해마다 늘릴 예정이다.

서구 비산동 염색산업단지는 최근 3억원을 들여 공장 외벽에 색을 입혔다. 단지 내 공장 안내간판도 현대식 디자인으로 모두 바꿨다. 염색단지가 가졌던 기존의 어두움, 공해, 답답함이라는 이미지를 깨끗함, 쾌적함 등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염색산업단지 윤복중 기업지원팀장은 "공장 외벽과 안내간판 등 단지 내 공공시설물에 색만 입혔을 뿐인데 단지가 확 살아나고 있다"며 "그동안 구인난에 허덕이던 업체들이 많았는데 쾌적한 일터로 변하면서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어떻게 바꾸나?

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산업단지 공공디자인 사업'의 대상은 조성된 지 20년 이상 된 성서산업단지와 달성1차산업단지, 검단산업단지, 염색산업단지 등 4개 단지다. 최근 지어졌거나 조성 중인 산업단지와 조만간 재정비사업에 들어가는 3공단·서대구공단은 제외됐다. 시 관계자는 "어둡고, 답답하며, 미래 비전 부족, 지역사회와 소통단절 등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다양한 컬러와 문화, 지역과의 소통과 순환, 깨끗하고 쾌적함이라는 새옷을 산업단지에 입히자는 취지로 최근 공공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실시설계 용역이 끝나는 내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국비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일단 '컬러풀'한 산업현장을 만드는 경관개선 작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단지 내 종합안내간판, 가로등, 벤치 등 공공시설물을 현대식 디자인으로 바꾼다. 특히 염색공단의 굴뚝과 같은 단지 내 상징조형물에도 화려함을 더할 예정이다. 또 단지를 블록별로 나눠 공장 지붕을 블록별로 다른 색깔로 칠하기로 했다.

두 번째 변화는 '친환경'이다. 장기적으로 단지 내 녹지공간을 더 확보하는 한편 폐기물 재활용 기법을 전 공장에 활용하는 등 친환경 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전국 모든 산업단지의 생태산업단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달 말쯤 전국 7개 단지를 생태산업단지로 지정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더 늘릴 계획이어서, 시의 공공디자인 사업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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