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리한 걷기·뛰기 되레 독…살 빼려해도 1시간 이내 마쳐야

동네체육시설 활용하기-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자

정은희(24·여·대구 시지동)씨는 틈만 나면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 나가서 걷고 달린다. 하지만 6개월이 되도록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 불만이다. 체중이 줄지도, 뱃살을 빼지도 못했다. 정씨는 "운동을 하면 기분은 좋아지지만 눈에 보이는 효과가 없어 시간만 낭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 등 동네체육시설은 집에서 가까워 자주 운동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정씨처럼 '운동무용론(無用論)'에 빠지기 쉽다. 운동을 해도 신체적인 변화를 느낄 수 없다 보니 쉽게 질리고 그만 포기하게 돼 버리는 것이다. 운동효과를 높일 수 있고 자신의 몸에도 맞는 운동법을 고민해야 한다.

◆조금씩 강도를 높이자

몸에 맞는 운동법을 찾지 못하면 힘은 힘대로 들고 기대만큼 효과도 거둘 수 없다. 동네체육시설에서 흔히 하는 걷기와 조깅도 마찬가지다. 돈을 들이지 않고 쉽게 할 수 있지만 효과를 얻으려면 나름의 운동법이 필요하다. 걷기의 경우 쇼핑하듯 걸어서는 운동이 되지 않는다. 몸에 부하를 주며 조금씩 단계를 높여야 효과가 나타난다.

운동강도는 맥박수를 측정해 조절한다. 자기 체력의 60% 이하면 저강도, 60% 전후면 중강도, 80%면 고강도다.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고 약간 숨이 차거나 땀이 날 때의 운동강도를 60%로 보면 된다.

운동강도는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 요즘은 손목에 차는 무선심박자동측정기도 나와 있다. 최대심박수는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서 구한다. 목표심박수는 최대심박수에서 안정시 심박수를 빼고, 운동강도를 곱한다. 그리고 다시 안정시 심박수를 더한다. 예컨대 40대 남자로 안정시 심박수가 1분에 75회일 경우, 목표심박수를 60~80%로 둔다면 1분에 138~159회 사이의 맥박이 뛸 정도로 운동을 하면 된다.

계명대 체육학과 천우광 교수는 "심박수를 측정해 운동범위를 가늠하다 보면 자신의 운동강도를 알 수 있고 나중에는 일일이 재지 않아도 적당한 몸에 맞는 강도 조절이 가능하다"며 "조금씩 강도를 높이면 더 큰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내몸에 맞는 운동이 최고

운동은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지나치면 세포가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유해산소를 형성, 오히려 노화를 촉진한다. 나이에 따라 몸 상태도 달라지는 만큼 맞춤운동을 해야 한다. 경북대 체육교육학과 채원식 교수는 "체력의 최고정점은 25~30세로 30세가 넘어가면 노화현상이 일어나는데 운동은 이를 더디게 한다"며 "신체 상태와 능력을 무시하고 욕심을 부린다면 부상을 입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10대와 20대는 신체에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어떤 운동을 해도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30대는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격렬한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 배, 어깨, 허벅지 등 근력을 키우는 운동이 좋다.

40대는 건강상태가 급격히 떨어지고 스트레스, 성인병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전문가의 운동처방을 받은 뒤 시작하는 게 좋다. 스트레칭과 유산소운동 비율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50대는 신진대사율이 떨어져 낮은 강도로 근력운동을 반복하며 지구력을 키운다. 60대는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되 일주일에 3차례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체가 약해진 만큼 평형운동도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했다면 한번에 15~45분 지속하는 게 적당하다. 하루 5~10분, 매일 1, 2분씩 늘리는 단계적 방법이 좋다. 운동을 너무 오래 하면 근육에 피로 물질이 쌓이고 젖산이 식욕을 자극한다. 살을 빼고 싶으면 1시간 넘게 운동하는 게 오히려 좋지 않다. 혼자서 하기 힘들 경우 구청의 생활체육협의회에 문의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동네체육시설

▷남구=대명3동공원, 대명5동공원, 봉덕동공원(봉덕2동), 대덕초교(대명11동), 대명공원(대명6동)

▷북구=함지공원(구암동), 대불공원(산격2동), 서변공원(서변동), 침산공원(침산1동), 태전공원(태전동)

▷수성구=범어공원, 용두골(파동), 수성유원지(두산동), 천을산(가천동), 진밭골(범물동)

▷달서구=두류공원(두류동), 매지골(송현1동), 경북기계공고(상인1동), 와룡산(이곡동), 궁산(계명문화대 뒤편·신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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