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계의 숙원사업인 대구시민회관 대보수 논의가 최근 재점화되면서 그 방향을 둘러싸고 전문가들 간에 치열한 논쟁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440억원의 예산을 투입, 시민회관 개관(1975년)후 34년만의 첫 '리노베이션'을 추진중인데, 클래식 콘서트 전용홀로 개축할지, 현행처럼 다목적 공연장으로 지을지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전용홀 주장의 가장 큰 배경은 현재 대구에는 클래식 콘서트 전용홀이 없다는 것이다. 대구예총 최영은 회장은 "시민회관도 오페라하우스, 뮤지컬전용관처럼 클래식 공연장으로 특화시켜야 한다"며 "(시민회관을) 음향만 개선해서 다목적 공연장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는 일부 주장은 맞지 않다"고 했다. 계명대 임우상 명예교수는 "다목적홀은 무대장치가 필요한 다양한 공연 소화를 위해 천장이 오픈돼 있고, 객석과 무대가 따로 떨어진 구조"라며 "클래식 연주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전용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장한업 관장은 "대구에 다목적 공연장이 많은데 굳이 하나 더 지을 필요가 없다"고 했고, 대구음협 박재환 회장도 "예술의 전당과 같은 클래식 전용홀이 대구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목적 공연장으로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나 신중론도 만만찮다. 계명아트센터 김완준 관장은 "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나 극예술,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콘서트 홀, 시민회관은 다목적 대중예술 공연장으로 가야한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클래식 전용홀이 필요하다면 오페라하우스 옆에 신축하는 게 맞다"고 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1천600석짜리 대공연장을 클래식 공연으로 얼마나 채울지 의문이고, 결국 일부 계층 관객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고 했고, 극단 한울림 정철원 대표는 "시민회관이 가진 상징성과 역사에 비춰 특정 장르의 공연장으로 짓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동구문화체육회관 금동엽 관장은 "무작정 전용홀로 지었다가 정작 수요가 없어 낭패를 보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대구예총은 이달말 대구시민회관 리노베이션 방향을 주제로 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시민회관의 리노베이션의 방향이 정해지는대로 문화예술회관이나 오페라하우스, 여타 구립문화예술회관 등의 역할도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 김대권 문화예술과장은 "시립 공연장은 '특화'로, 여타 공연장은 '멀티'로 가야한다는 기본 구상은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각계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민회관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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