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국에서 20개의 자율형 사립고가 문을 연다. 대구경북에서는 계성고와 김천고가 포함됐다. 아직까지는 자사고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입학 가능성이 있는 상위권 중3생들과 학부모들은 신입생 선발 방법과 향후 학교 운영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반고를 선택할지 자사고를 선택할지 갈림길에 놓여 있는 학생, 학부모들을 위해 계성고 정인표 교장과 김천고 박종근 교장을 만나 자세히 들었다.
-가장 바뀌는 게 교육과정인데 일반고와 어떻게 다르나.
▶자기주도형·진로맞춤형 교육과정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3년 동안 이수하는 단위 수가 210단위에서 240단위로 늘어난다. 국어는 일반고보다 10시간, 영어는 12~16시간, 수학은 12~20시간 늘어난다. 인문사회계는 논술 6단위가 포함되고 수리영역 영향력 증가에 맞춰 수학 교과를 최대한 확대 운영한다. 자기주도형 학습을 위해 학생 자유 선택과목을 개설한다.
-정규교과 후 과정은 어떤 게 있나.
▶이수 단위가 많기 때문에 수업이 늘어 보충수업이 필요 없다.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늘리고, 토요일을 활용해 동아리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60개 정도의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고, 지도는 대학 교수들에게 맡겨 전문화된 교육과 실험,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할 작정이다.
-교사들의 수업 능력에 대한 관심이 큰데.
▶오래 전부터 자립형 사립고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신규 교사 충원을 거의 하지 않았다. 자사고로 전환하면 우수 교사를 뽑기 위해서였다. 현재 60명의 정규교사가 있는데 55.6%가 석·박사급이다. 자사고로 전환하면 학급당 교사 수가 현재 1.98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 30명 정도 늘려야 하는데 석사 이상만 선발할 예정이다. 나머지 교사들에게는 학비를 최대 80%까지 지원해 석·박사 비율을 3년 내 8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0년에는 기숙사 없는 중구 교사에 다녀야 하는데.
▶내년 한 해는 셔틀버스 4, 5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2011년 서구 상리동으로 신축 이전하는 학교에는 4인 1실로 48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를 건립한다. 기숙사 생활을 원하는 학생은 전원 수용할 방침이다. 향후 수요와 학교 건물 전체 배치 등을 고려해 기숙사 규모는 늘려나갈 예정이다. 기숙사는 관리 교사 외에 원어민 교사 6명을 투입해 영어전용구간(English Only Zone)으로 운영한다.
-학교에 내는 납입금은 어느 정도인가.
▶등록금은 현재 공립고의 3배로 결정했다. 기숙사는 월 관리비 20만원과 실비 수준의 식비, 세탁비 등을 받는다. 정원 350명 가운데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70명을 뽑는다. 이들에게는 장학금 외에 동창회 선배 멘토링 제도를 통해 납입금 일체를 부담해 줄 계획이다. 선배들과 일 대 일로 멘토 관계를 맺어 선배가 학교 생활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대주고 수시로 격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동창회와 약속했다.
-신입생 선발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정원 350명 가운데 일반 전형으로 280명,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70명을 뽑는다.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은 중학교 교장 추천을 통해 우수 학생을 선발하려 한다. 일반 전형은 1단계에서 중학교 전 과정의 내신으로 정원의 5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교과 성적(60%)+교과 외 성적(10%)+면접(30%)으로 2배수를 선발한 뒤 추첨으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2단계 전형 내용과 주의할 점은.
▶교과 성적은 중학교 2, 3학년 4개 학기 국·영·수·사·과 5개 과목을 반영한다. 3학년 2학기 내신이 반영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3학년 2학기 교과가 충실하지 못하면 고교 1학년 때부터 힘들기 때문에 반영시키기로 했다. 면접은 수상실적과 인정시험 등이 10%, 인성과 소양이 10%, 심층면접이 10%다. 심층면접은 중학교 주요 교과 범위 내에서 실시할 예정인데 난이도를 상당히 높일 계획이다. 심층면접에서 점수 차이를 많이 내 영향력이 높을 것이므로 평소 교과 공부를 할 때 깊이 있게 준비하는 게 좋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바뀌는 교육과정의 특징은.
▶조기 이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1 과정에서 2, 3학년 과정 조기 이수가 가능하다. 국민공통기본과정 중 반 정도만 들어도 되기 때문이다. 대신 2, 3학년 때는 보다 깊이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 특히 고3 수업시간을 대폭 줄여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인문사회, 수리자연 과정 등의 집중이수과정을 개설한다.
-교사들의 수준은 어떤가.
▶현재 43명의 정규교사와 5명의 기간제 교사가 있는데 이 중 21명이 석·박사급이다. 수준 높은 수업을 위해 기존 교사들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하고 우수 교사 초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개교를 대비해 우수한 신규 교사 19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교사들에 대한 연수 및 연구 풍토 강화를 위해 학비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2010학년도 입학생들은 대부분 기숙사에서 생활하나.
▶희망 학생 전원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기숙사를 내년 2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기존 교실과 기숙사 리모델링에 나서겠다. 이와 함께 40만㎡ 규모의 교지를 생태공원으로 만들고 인조잔디구장 조성 등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는 학교를 만들 계획이다.
-학교에 내는 납입금과 장학 혜택은.
▶연간 수업료를 300만원으로 결정해 타 지역 자사고에 비해 수업료가 100만원가량 싼 편이다. 기숙사는 월 관리비와 식비 등을 포함해 20만원 정도 추가로 들어간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정원의 20% 이상 의무적으로 뽑아 학생 납입금을 전액 정부에서 지원한다. 또 연간 100여명에게 지급되는 기존의 장학제도를 확대시켜 전체 학생의 80% 이상이 장학금을 받도록 하겠다.
-전체적인 전형방법을 말해 달라.
▶경북 전 지역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모집 규모는 8개 학급(280명)이다. 일반전형에서 정원의 60%(168명)를 뽑고 특별전형과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각각 20%(56명)를 선발한다. 특별전형은 외국어, 수학, 과학, 국어, 정보 등 특정영역 우수자 부분과 공공기관 자녀, 체육특기자 부문으로 나눠 뽑는다. 혁신도시로 선정된 김천으로 우수 학생을 유인하기 위해 혁신도시 공공기관 자녀를 우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형은 2단계로 이뤄진다.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1.5배수가량을 뽑은 뒤 이들을 상대로 심층면접과 일반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2단계 전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타 자사고와 비교해 교과성적을 많이 볼 계획이다. 1차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교과성적+교과외성적)로 예비합격자를 선발하고 2차전형에서도 교과성적(60%)의 반영비율이 교과외 성적(16.6%)이나 면접(16.7%)보다 높다. 3학년 2학기 내신이 반영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과 성적 산출 방법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방법을 사용하며 학교 홈페이지(www.gimcheon.hs.kr)를 통해 알 수 있다.
면접은 심층면접과 일반면접으로 나뉘며 심층면접은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 대한 적성을 측정하는 형태로 실시되고 난이도 역시 높일 계획이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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