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분양 아파트가 팔려 나간다

대구 부동산 경기 회복심리 확산…법원경매 낙찰가율도 올라

가을 이사철과 부동산 경기 회복 심리 형성에 힘입어 미분양 아파트가 팔려나가고, 법원경매 낙찰가율이 높아지는 등 대구 지역 아파트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구 지역 아파트 전세·매매가격이 2개월째 '상승랠리'를 보이는 데다 2년 뒤 입주 물량이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망세를 보였던 아파트 수요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 3월 입주 예정 재건축 단지인 달서구 송현동 '상인화성드림파크'(2천420가구·일반분양 860가구)의 경우 올 6월부터 미분양 물량의 판매가 크게 늘어 한 달 평균 청약건수가 40건에 이른다. 6월 이전만 해도 한 달 평균 계약 건수가 5건에 불과했다. 분양 대행을 맡고 있는 ㈜유건 이방형 대표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고, 아파트 값이 회복세를 보이자 아파트 구입을 미뤘던 사람들이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 'IMF 학습효과' 덕분이기도 하다. 외환위기 때 수성구 아파트 값이 30%나 떨어졌다가 3년 뒤 회복된 적이 있어 더 오르기 전에 아파트를 사자는 심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 범어동 '삼성쉐르빌'(213가구)의 경우 지난해 3월 분양 당시 54%의 청약률을 기록한 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1년 동안 거의 판매되지 않아 모델하우스까지 철거했다. 하지만 최근 청약상담이 크게 늘어 지난 한 달 동안 18건을 계약했다. 분양대행사 퍼플코어 송원배 이사는 "아파트 전세 물량이 자취를 감추자 매매가 살아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1월 말까지 완전 분양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에 준공한 수성구 상동 '수성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 단지에는 요즘 하루 200여명이 방문, 계약 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판매 실적이 거의 없었으나 6월부터 계약이 늘어 3개월여 동안 100여채가 판매됐다. 동일토건 박상선 과장은 "경기 회복세와 함께 파격적인 분양 조건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중소형 물량은 거의 팔렸고, 일부 물량은 '프리미엄'까지 붙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민간·공공부문 포함)는 올 1월 말 기준 2만2천161가구였으나 7월 말 현재 1만9천118가구로 6개월 동안 13.7% 줄었다. 특히 민간 부문의 60㎡ 초과~85㎡ 이하(18~25평) 소형 아파트는 이 기간 동안 8천232가구에서 6천110가구로 25.7%나 감소했다.

법원의 부동산경매 시장에도 수요가 늘고 있다. 부동산경매 정보 업체인 리빙경매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지법이 진행한 경매에서 아파트의 경우 입찰자가 늘면서 낙찰가율(감정가 기준)이 83.8%를 기록했다.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79.3%로 떨어진 뒤 올 4월까지 70%대를 넘어서지 못했으나 5월 80.8%를 시작으로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리빙경매 하갑용 대표는 "수도권에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어 규제가 시작될 때쯤이면 대구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 및 부동산 업계에선 대구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08년 3만여가구를 정점으로 올해 1만5천여가구, 2010년 1만2천여가구, 2011년 2천500여가구로 급감해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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