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한국銀, 담장 허물기 '갈등'

市, 국채보상공원 옆 테니스장 울타리 제거 요청…보안이유 거절돼

대구시와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인접한 본부 내 테니스장의 울타리 제거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본부 테니스장.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시와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인접한 본부 내 테니스장의 울타리 제거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본부 테니스장.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시민 위해 개방하자. 보안상 안 된다.'

대구시와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본부내 테니스장 울타리 제거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국채보상운동공원과 인접한 한은 대경본부 테니스장의 울타리를 허물자는 대구시의 요청에 대해 한국은행 측이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

시는 최근 중구 동인2가 한은 대경본부에 테니스장의 담장을 허물고 녹지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요구했다. 국채보상운동공원 산책로와 인접한 테니스장 부지를 내주면 시에서 완만한 동산 형태의 녹지 공간을 조성하고 의자 등을 설치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테니스장 면적은 703㎡(213평)으로 전체 부지 1만1천578㎡ 중 6%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보안 규정상 불가능하다'며 부정적인 입장. 한국은행은 국가보안시설 '다'급으로 보안업무규정상 외부와 분리되는 담장을 치도록 돼 있다는 것. 또 엄연히 한국은행 소유 부지를 두고 시에서 무상으로 내놓으라는 것은 상식 밖의 요구라는 것이다. 한은 대경본부 관계자는 "남의 땅을 우리가 쓸 테니 내놓으라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요청"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대구시는 담장을 허무는 대신 CCTV를 설치하면 보안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국가보안시설 '가'급으로 한국은행보다 보안 등급이 높은 대구국제공항도 지난 2001년 협의를 거쳐 '담장 없는 공항'으로 만들었다는 것.

대구시 관계자는 "중앙도서관 이동로와 울타리가 붙어 있어 답답한 느낌이 들고, 도심 경관을 해친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적지 않았다"며 "한국은행 본부와 국정원 등과 협의를 거쳐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장허물기 사업은 도심 내 부족한 녹지공간을 늘리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대구시의 역점 정책이다. 1996년부터 서구청을 시작으로 경북대병원 등 기관·단체에서 주도했으며 1999년 5월부터 시민운동으로 진행돼 왔다. 지난달 말 현재 각 경찰서와 구청, 교도소, 세무서 등 공공기관과 주택 등 495곳. 33만3천600㎡(10만1천평)의 담장이 녹지공간 등으로 조성됐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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