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독재자 소모사 데바일레

1980년 오늘, 오전 10시 10분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 한 건물에 한 무리의 게릴라들이 숨을 죽인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1년 전 니카라과에서 정권을 잡은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LSN)에서 파견한 암살단이었다.

암살단은 지나가던 벤츠 승용차를 향해 로켓포를 쏘고 기관총을 난사했다. 차량은 처참하게 부서졌고 타고있던 운전사와 50대 남자가 즉사했다. 50대 남자는 망명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던 니카라과 독재자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데바일레(Anastasio Somoza Debayle)였다.

그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던 독재자 가문의 마지막 대통령이었다. 쿠데타로 집권한 아버지 소모사 가르시아(1896~1956), 장남 루이스 소모사(1922~1967)에 이어 세번째로 대통령직을 물려받았다. 아버지와 똑같은 폭압정치를 휘두르다 1979년 미국 지미 카터 대통령이 소모사 정권의 지지를 철회하면서 친미독재 정권의 운명도 끝장났다. 43년간에 걸친 족벌독재의 상처는 깊고도 컸다. 니카라과는 콘트라반군과의 내전, 정치혼란을 거치며 아직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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