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작, Why?]오딜롱 르동

자연에서 주제 찾아…아름다운 환상의 세계 추구

작 가 명 : 오딜롱 르동 (Odion Redon, 1840~1916)

제 목 : 황금의 방(The Golden Cell, The Blue Profile)

연 도 : 1892년

크 기 : 30.1x24.65cm

재 료 : Oil, Gold and Pastel on Paper

소 장 처 : 대영박물관, 런던 (The British Museum, London)

상징주의 회화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며,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오딜롱 르동은 19세기 낭만주의와 20세기 초현실주의를 직접적으로 연결시킨 꿈의 화가로 지칭되기도 한다. 보르도에서 태어난 오딜롱 르동(1840~1916)은 병약함과 고독 속에 음악과 시, 철학과 미술을 사랑하는 내성적 성격의 소년으로 자랐다. 18세 때 파리에서 장 레옹 제롬에게 그림을 배우다가 다시 고향에 돌아가 식물학자 A.그라보에게서 자연의 신비와 나아가 동서의 문학과 철학에 관하여 많은 일깨움을 받았다. 이어 1863년 동판화가 로돌프 브레댕을 알게 되면서 감화를 받고 극히 환상적인 에칭과 소묘 제작을 시작하였다.

19세기 중반의 많은 유럽화가들과 마찬가지로 동양미술, 특히 일본 목판화에 영향을 받은 작가 중 한 사람인그의 작품세계는 자연의 연구를 통해 주제들을 찾았고, 때로는 현미경을 통해 자연 대상을 관찰하며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대상이 아름답고 거대한 환상의 세계로 변형되는 커다란 변화를 갖게 된다. 그의 생애에 있어 일반 대중으로부터 얻은 명성은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동료화가들 사이에서는 그에 명성이 계속적으로 높아져 갔다. 르동의 작품 경향은 인상파의 외면적 현실묘사에 동조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한 보이는 것의 논리'를 사용하려는 환상적이며 상징적 경향의 것으로, 일종의 쉬르리얼리즘의 선구적 입장에 서는 것이었다. 회화에서 상징주의 운동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진보적인 경향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는데 거기에는 그만큼 중심적인 인물은 없었을 것이다.

'황금의 방'과 같은 그림을 보면, 깊은 명상에 잠겨 눈을 감은 얼굴은 푸른빛, 그것도 달이 뜬 청정한 밤하늘이나 대서양의 깊은 곳에서 퍼올 린 것 같은 심오한 푸른빛을 띠고 있다. 그리고 그림의 배경은 고풍스러운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는데, 그 색채의 조화가 어딘지 모르게 영적이고 숭고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시인의 재능까지 보여주며 완전히 독자적인 환상적 세계를 창조한 그의 회화정신은 새로운 미술 사조를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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