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뛰자, 성매매 없는 세상'…세상을 바꾸는 뜀박질

대구여성회 인권센터

대구여성회 인권센터가 9·23 성매매방지법 시행 5주년을 맞아 17일 주관한
대구여성회 인권센터가 9·23 성매매방지법 시행 5주년을 맞아 17일 주관한 '세상을 바꾸는 뜀박질'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출발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17일 오후 3시 15분, 대구 동성로. '성구매를 멈출 수 있는 우리/ 모두의 희망을 응원하는 힘'이라는 문구가 적힌 풍선이 40여명의 손에 들렸다. 20대 학생부터 40, 50대 주부까지 포함한 여성들은 성매매 철폐를 외치는 목소리를 드높였다. 하얀색 단체 티셔츠 등 쪽에는 'NO NO 성매매 NO', '얼쑤~~ 성매매 없는 세상' 등 문구까지 써 붙였다.

대구여성회 인권센터는 이날 대구 도심 일대에서 9·23 성매매방지법 시행 5주년 기념 '세상을 바꾸는 뜀박질' 행사를 열었다. 3.5km 구간(대구백화점~국채보상공원~사대부고네거리~통신골목~대구백화점)을 순위 없이 달리는 말 그대로 '뜀박질'. 신박진영 인권센터장은 "2004년 시행 5년이 지나며 '사람을 사고 파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접하는 세상'이라는 성매매방지법 제정 취지가 많이 퇴색해 이를 다시 환기하는 차원에서 기획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뜀박질'이라는 의미에서 '앞으로 더 열심히 뛰며 활동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오후 3시 30분. "와~" 하는 힘찬 함성과 함께 희망·상상·행동 3개팀이 출발했다. 선두에 선 자전거를 따라 뛰며 각 팀별 구호도 외쳤지만 힘든 표정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국채보상공원 시작 지점에 위치한 음료수대에서 목을 축인 이들은 다시 구호 목소리를 키우며 전진했다. 땀을 뻘뻘 흘리던 이자리 동그라미 팀장은 "세상을 바꾸는 데 힘 안 들이고 되겠느냐?"며 의지를 다잡았다.

경북대병원 응급실 건너편 두번째 음료수대에 이르자 사람들이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급기야 통신골목 직전 세번째 음료수대에서는 1명이 탈진 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동료의 부축을 받고 인근 상인들의 '힘내라'는 응원의 소리를 듣고 이를 악 물었다. 오후 3시 55분, 출발 25분 만에 마지막 주자가 흥겨운 풍물소리를 들으며 골인, 뜀박질 행사는 막을 내렸다.

현정임(22·여·영남대)씨는 "여전히 낮게 평가되고 있는 여성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이선애(22·여·계명대)씨는 "전공이 법학임에도 성매매 관련법에 대해서는 무지했다"며 "앞으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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