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를 보자] EBS 세계의 명화 '슬픈 카페의 노래'

19일 오후 11시

아밀리아는 시골 마을에서 혼자 사는 여자. 남자 같은 덩치에 힘도 세고 싸움도 잘하는 아밀리아는 공장 일을 마치고 술 한 잔으로 피로를 씻으려는 사람들에게 맛 좋게 빚은 술을 팔기도 하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빌려간 돈을 갚지 않으면 막무가내로 쳐들어가서 돈이 될 만한 걸 무엇이든 가지고 나오는 지독한 면도 보인다. 어느 날 이종 사촌지간이라며 곱추 라이먼이 찾아온다. 혼자 살던 아밀리아는 라이먼과 같이 지내면서 삶의 활기를 되찾는다. 잔재주가 많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라이먼은 아밀리아에게 테이블을 놓고 술이나 음료를 파는 카페를 하자고 한다. 라이먼 말이라면 무엇이든 듣는 아밀리아는 곧 카페를 열고, 그 카페는 마을 사람들의 명소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밀리아와 결혼을 했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아밀리아에게 쫓겨났던 마빈 메이시가 가석방된 뒤 다시 마을에 나타난다. 한때 아밀리아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 개과천선해 아밀리아와 결혼까지 했던 마빈은 전 재산을 바쳤음에도 아밀리아가 이유 없이 쫓아내자 복수를 다짐하며 떠난 뒤 온갖 악행을 일삼았었다. 그러다 체포돼서 교도소에 갇혔던 마빈이 다시 악한으로 아밀리아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라이먼은 거칠고 위협적인 마빈을 무작정 동경하고 따라다니며 아밀리아를 멀리 하게 되는데.

인간의 오랜 화두인 사랑의 본질을 탐색하는 영화. 사랑에 빠지는 데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사랑을 하는(주는) 쪽과 사랑을 받는 쪽. 한데 사랑을 하는 쪽은 상대의 모든 것을 샅샅이 알려 하고 그래서 사랑받는 쪽은 사랑하는 쪽을 두려워하고 증오하게 된다. 이 영화는 사랑받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이들의 사랑 이야기다. 영화 속의 이상하고 기이한 인물들은 사랑하는 것이 아무리 큰 괴로움을 줄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사랑에 빠지기를 원한다. 미국 남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카슨 매컬러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작품. 배우 사이먼 캘로우의 감독 데뷔작이며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에 1964년 에드워드 올비에 의해 연극으로 각색된 적이 있다. 러닝타임 100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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