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은 던져버리고 동네 학교로 달려가 무작정 뛰었다. 지치면 철봉에 매달리고''', 몇 달째 이렇게 하다가 교내 유도부에도 가입하는 등 죽어라 하고 운동을 했다. 더 정확히는 운동을 '해야만' 했다. 갓 중학생이 된 어린 나이에.
김성국(59) IBK 기은신용정보 사장은 달성초교 6년 동안 2년여를 결석했을 정도로 매우 허약했다. "갖가지 병에 걸려 수술을 받고 입원도 했기 때문"이란다. 그러고도 경북중학교에 진학했을 정도이면 공부는 타고났던 것 같지만 아들의 건강을 걱정하던 부모님으로부터는 "학교 갔다 오면 밖에서 뛰어놀아라"는 당부를 들어야 했다.
그후로 줄곧 운동을 해왔고 그 덕에 중'고교 6년 동안은 개근을 했다. 재무부에 근무할 때는 테니스 선수로 시합에 나가기도 했으며 요즘도 주말에는 등산, 평일엔 헬스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단다.
첫 직장은 재무부.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주사(6급) 특채로 1978년 당시의 재무부 국제금융국으로 들어가 재무부와 재정경제원의 이재국'보험국'금융정보분석원 등으로 옮기며 27년간 근무, 금융통으로 꼽힌다. 행정대학원에 앞서 경북고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공직생활 5년째 되던 해, '고비'를 맞았다. "유명 종합무역상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는데, 금융분야의 과장 직급에다 보수도 훨씬 많았기에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게다가 3년만 지나면 사무관으로 승진하는 줄 알았는데 행정고시 합격자 수가 급증한데다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이 통폐합되는 바람에 5년이 지나도 기약이 없어 불만도 없지 않았던 터였다.
그래서 공직을 떠나려고 결심했지만 직속 국장의 설득 때문에 2개월여 고민을 거듭하다가 주저앉았다고 한다. 부친으로부터도 "직장을 떠나려면 10년 이상 근무해 보고 판단해라. 그러지 않으면 회사를 옮겨도 오래 있지 못하고 또 옮길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
부친의 조언을 마음속에 새겨왔으며 부하 직원들에게도 기회 있을 때마다 들려준단다. 특히 "10년 정도는 근무해야 인맥을 쌓을 수 있고 회사를 떠나더라도 계속 유지해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맥을 강조하게 된 것은 재무부에 들어왔을 때 주위에 아는 사람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인관계를 소중히 하게 됐고 맡은 일도 열심히 했다. 이를 두고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고 표현했다. 사람을 만날 때 인연을 소중히 여겨 최선을 다하는 게 '외유'라면 맡은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내강'이란다.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 기은신용정보의 CEO를 맡은 지도 1년째다. 기업은행이 100% 투자해 설립한 이 회사는 대구를 포함한 전국 7곳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신용조사와 채권추심 등을 주업무로 한다. 김 사장은 "창사 10주년이 되는 내년 1월을 앞두고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라며 "기업은행과 협력해 업체 신용조사 기능을 대폭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을 떠났던 2004년부터 4년간은 한국증권금융에서 부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금융통이었기에 금융회사에서만 근무해온 셈이다. 한국증권금융 부사장이었을 때는 노조를 끈질기게 설득, 임금을 동결하고 구조조정까지 단행함으로써 회사의 성장 기반을 다졌던 것을 보람으로 여긴다.
그는 "직원들을 대구로 보내려고 하면 정붙이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꺼리는데, 이를 지역에서 바꿔야 수도권 기업들이 몰려오고 경제가 살아난다"며 "경북에서도 4대강 살리기사업과 연계해 유교문화 유적과 생활풍습 및 수려한 자연환경을 아우른 관광산업 개발에 적극 나서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봉대기자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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