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롱 속 돌반지 팔까 말까 '고민되네'

금 한 돈 20만원 육박, 사상 최고치 행진

"저, 돌반지를 팔려고 나왔는데요. 얼마나 받을 수 있죠? 장롱 속에 묵혀 둔 금반지가 있어서…."

금은방마다 이런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금값이 금값'되면서 장롱 속에 간직해둔 자녀 돌반지를 만지작거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금 3.75g(1돈쭝) 값이 사상 최고치인 20만원에 육박하는 등 최근 급등세를 나타내자 "지금이 돌반지를 내다팔 절호의 기회가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상당수 금융전문가들은 "돌반지를 더 들고 있으라"는 조언을 건네고 있다. 금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등 상당수 금융회사들은 금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돌반지를 지금 내다팔지 않는 것은 물론, 금 관련 금융상품도 더 들고 가라는 것.

금융권은 국제상품시장에거 거래되는 금의 국제선물가격이 온스당 1천12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기준으로 금 1온스의 선물가격은 1천19달러까지 올라간 상태다. 향후 최소 10% 정도는 금 가격이 더 오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금값이 왜 이리 뛰는 것일까?

일단 9월 금값은 지난 20년 동안 16번이나 상승했던 전통적인 가격상승기다. 더욱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데다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에 따란 인플레이션 우려는 가장 확실한 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를 올리고 있다.

게다가 금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는 것도 금값을 올리는 이유다. 올 상반기까지 금의 공급량(2천124t)은 수요량(1천765t) 보다 앞서 있었다. 그러나 1분기의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요량이 유례없이 큰 폭(분기 465t)으로 증가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각국 중앙은행 또는 국가차원에서의 수요도 한몫을 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가 중국. 중국은 4월부터 새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달러역할의 축소를 주장하고, 외화보유고의 다각화 차원에서 달러를 축소하면서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한편 금 적립계좌 등 '금테크'에 나섰던 사람들도 이 상품을 더 보유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뒤늦게 금테크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분할매입을 한다면 때를 놓치지도 않았다는 것.

실제로 금을 적립해주는 은행권의 금 적립계좌 수익률도 급등하고 있다. 신한은행 '골드리슈'의 1년간 수익률은 이달 초를 기준으로 34.25%에 이르고 있다.

골드리슈 계좌의 금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종전까지만 해도 하루 금 거래량이 50㎏ 안팎이었으나 이달 들어 200㎏대로 늘어났다.

국민은행의 수시입출금식 금 투자상품인 'KB골드투자통장'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36.76%에 이른다.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아직 관련 상품을 내놓지 못한 은행들도 상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 초에 금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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