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대통령 구미 방문은 '박근혜 배려'

독대후 이틀만에 새마을 박람회 찾아…'국정 동반자' 대우 더욱 공고해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고향 포항을 방문하기에 앞서 구미를 방문한 것을 두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에 들렀고,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새마을 박람회'를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새마을 운동은 옛날의 유산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하다"며 "새마을 지도자들은 남보다 먼저 깨달았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나라를 바꾸어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한 발언이었다. 16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독대한 지 이틀 만에 나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이 구미를 첫 방문지로 택했고, 그 중에서도 '새마을 박람회'를 찾은 것은 박 전 대표를 의식한 행보였다는 것이 정치권이 중론이다. 박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16일 단독 회동에 이어 잇따라 보낸 것이란 해석이다.

박 전 대표도 새마을운동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10일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의 새마을회관 준공식에 참석했던 박 전 대표는 이틀 후 자신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새마을 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필요하다"며 "과거에 우리나라가 돈도 없고 자원도 없고 기술도 없었던 시절에 온 국민이 근면, 자조, 협동 정신으로 하나가 되어 세계를 놀라게 한 기적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날 구미 방문을 하면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화해 모드는 당분간 공고해 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향해 진정성이 담긴 화해 제스처를 거듭 취하면 박 전 대표도 이를 뿌리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박 전 대표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이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 여부가 후반기 국정 안정의 최대 관건으로 여기고 있다. 앞서 16일 회동에서도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를 '국정 동반자'로 인정하고 대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가 제안을 하면 즉각 그 자리에서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가 친박들의 복당 문제 등 예민한 문제를 꺼내면 회피하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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