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도덕성뿐만 아니라 '변절 의혹'까지 제기돼 '국정 철학'도 검증받아야 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4대강 살리기는 필요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 임명되면 발표된 정부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18일 국회에 제출한 정 후보자의 답변서에 대해 집중 비판했다. 정 후보자가 국무총리로 내정되기 전 주장했던 4대강 사업, 세종시 등에 대한 소신이 '변질됐다'는 것이다. 앞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0일 "4대강 살리기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게 그냥 둔다면 20~30년 지나면 4대강 죽이기로 결말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하면서 청문회에 나서는 소속 의원들을 독려, 야당 의원들의 4대강 공격은 더욱 따가웠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4대강 사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과 홍수 피해에 대비하는 동시에 수질개선 등 강을 친환경적으로 정비하는 사업"이라는 답변으로 피해나갔다. 자신이 반대한 것은 토목사업 위주 4대강 사업이었고 친환경적 4대강 사업은 찬성한다는 논리다.
민주당은 4대강뿐만 아니라 정 후보자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해서도 몰아붙였다. 충청 출신 총리 후보자인 만큼 충청 지역에서 관심이 높은 세종시로 기를 꺾겠다는 야당의 전략이었다.
각종 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이번 후보자 가운데 가장 많은 의혹 사항에 해당돼 '별'(星)이 6개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붙었다"고 비꼬았다. 민주당 등 야당이 제기하는 의혹은 ▷아버지가 일찍 사망해 외아들이 된 것을 이유로 징병검사를 연기한 뒤 유학 중 고령으로 병역을 면제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 분양권 매입 과정에서 9억9천5백만원과 2억6천3백만원 2종류의 이중계약서를 작성 ▷최근 5년간 1억5천만원의 인세 수입을 소득신고에서 누락 ▷서울대 교수 시절 한 인터넷 서적 쇼핑몰의 고문으로 재직해 겸직 금지를 명문화하는 국가공무원법을 위반 ▷논문 중복 게재 ▷정 후보자의 부인이 1988년 2월 주소지를 경기 포천시 내촌면 마명리로 옮겼다가 같은 해 4월 원주소지로 이전한 위장전입 등 6가지. 이날 청문회도 이들 의혹에 대한 추궁이 날카로웠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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