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송이, 최대흉작…공판량 지난해 7% 불과

가격도 3배 뛰어, 계속된 가뭄 영향

송이버섯이 올 해 사상 최대 흉작을 맞고 있다. 이 때문에 강원도산 1등급 자연산 송이가 ㎏당 100만원(양송이)에 이를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경북에선 영덕군과 봉화군 등 주산지마다 가을송이 공판을 시작했지만 채취량이 워낙 적어 농민들이 울상이다. 전국 최대 송이 생산지 중 하나인 울진군은 아예 송이가 안 나 공판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가격도 예년의 2,3 배 이상 오르는 등 폭등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사상 최대 흉작=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21일 전국 산림조합을 통해 공판된 송이는 모두 248㎏으로, 지난해 1천127㎏에 비해 24.8%에 불과하다. 올해 전체 공판량도 2천256㎏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3만2천32㎏의 7%에 그치고 있다.

지난 1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송이 수매에 나선 영덕군산림조합의 공판 양은 이 날까지 모두 727kg으로, 작년 같은 기간 1만2천864㎏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적은 양이다.

울진군은 작년에 9월 10일 첫 수매에 나섰으나 올해는 생산량이 아예 없어 지금까지 한번도 공판을 못하고 있다. 따라서 가격도 그야말로 '금값'이다.

21일 영덕산림조합 공판가격은 ㎏ 당 1등품이 85만9천900원, 2등품이 75만7천원, 3등품이 41만5천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폭등했다.

4만~7만원선에 거래됐던 등외품이 예년의 1등품 보다 높은 가격인 25만~30만원에 거래되는 기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가뭄이 원인=채취농민들은 송이 생산 급감의 원인으로 최근 계속된 가뭄을 꼽고 있다. 이로 인해 포자발아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울진군 산림조합 김현필 전무는"송이 포자 발아 및 생장에는 18~25도의 서늘한 기온 유지와 대지를 촉촉이 적셔줄 정도의 강우량이 필요한데 울진에는 최근 몇달간 비가 전혀 오지 않았던 게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채취농민 장만규(68·울진군 온정면)씨는 "50년 넘게 송이를 채취해 오면서 올 해 같은 흉작은 처음 경험한다"면서 "가뭄이 계속 이어진다면 올 해 가을송이는 더 이상 맛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여름송이 풍작이면 가을송이 흉작=지난 7월 28일부터 수매에 나선 영덕군산림조합은 올 여름 4t이 넘는 생산량으로 4억여원의 수매실적을 올렸다. 8월 9일에는 영덕지역에서만 무려 1t이 넘는 송이를 채취하기도 했었다.

울진군산림조합의 경우도 지난해엔 생산량이 미미해 여름 송이 자체를 수매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1t 가까이 수매했다. 여름송이는 향이 거의 없어 가을송이 만큼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 해는 이도 예외였다. 서늘한 날씨가 이어진 탓인지 특유의 송이 향을 머금어 가격도 ㎏당 1등품이 14만~16만원, 2등품이 8만~10만원, 3등품이 6만~8만원, 등외품도 3만8천~5만원선에 이르는 등 예년의 가을 송이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영덕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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