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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내버스 서비스 긴급 점검]<하>서비스 개선 가능한가

미소 띤 기사 얼굴이 출발점

우주교통 706번 버스기사 이승진씨가 승객들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우주교통 706번 버스기사 이승진씨가 승객들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의 성패는 버스 기사들에게 달려 있다. 버스 기사의 운전 습관과 친절도에 따라 승객이 느끼는 서비스 체감 지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자체들은 버스 기사 친절도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절한 기사님

"긍정적으로 삽시다. 즐거운 오후 되세요." 버스 뒷문이 열릴 때마다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린다. 내리는 승객에게도 버스 앞쪽 거울을 통해 인사를 건넨다. 승객이 탈 땐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라며 미소 짓는다. "이번 승강장은 대구역입니다." 디지털 안내 방송 대신 생생한 육성이 들린다. 달리는 아나운서를 자처하는 우주교통 706번 버스 기사 이승진씨. 19년 경력 베테랑 기사답게 급출발, 급정지는 하지 않는다. 웃는 얼굴로 승객을 맞는 것은 기본. 안내 방송까지 하기 때문에 목이 성할 날이 없다. 비번 때에는 버스 승객이 돼 서비스 개선을 연구한다. 이씨는 "핸들을 놓고 승객 입장이 돼 보면 또 다른 불편점이 보인다"고 말했다. 즐겨 씹던 껌을 끊은 이유다. 껌 씹는 기사가 자칫 거만하게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친절한 기사는 승객들을 기분좋게 만든다. 이영숙(42·북구 산격동)씨는 "이씨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려고 일부러 시간을 맞춰 볼일을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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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매일신문 독자제보란에 '짱!! 좋으신 427기사님'이라는 글이 올랐다. 주인공 이상균씨는 일일이 승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2년이 넘도록 휠체어를 탄 장애인 학생을 태우면서 짜증 한번 내지 않았다. 한번은 버스 자동 레버가 오작동을 일으켜 장애인 학생을 태울 수 없자 이씨가 직접 연장을 챙겨 끙끙대며 레버를 작동시켰다. 김은경씨는 "친절하고 마음이 따뜻한 버스 기사 한 분이 항상 만원 버스에 웃음과 정을 더해주고 있다"고 이씨를 소개했다.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 버스 기사에 달렸다.

대구시는 2006년 준공영제 시행 후 분기별로 버스 기사 친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친절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구시립극단까지 동원했다. 배우들이 버스기사와 승객 역을 나눠 맡아 상황극을 펼친 것이다. 친절 동영상을 제작, 배포하고 자원봉사 시민 모니터단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해피버스데이 캠페인'을 통해 기사 친절도를 높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기사 편의 운전에서 벗어나 승객 입장에서 핸들을 잡자는 취지다. 분기별로 버스 기사는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친절 운전기사 선서를 한다. '해피버스드림프로젝트'로 명명한 이벤트를 통해 기사들과 시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비스 개선에 대한 승객 요구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만큼 자체 개선 프로그램 개발과 모범 사례 수집에 노력하겠다"며 "지속적인 맞춤형 기사 친절 교육을 통해 서비스 질을 한단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장성혁 동영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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