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에 상품先物거래소 만들자

섬유·농산물·철강 조건 유리…부산·광주 등 이미 유치전

대구 학계가 "대구에 상품선물(先物)거래소를 설립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16년째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라는 자책에만 빠져있지 말고 돈과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상품선물거래소'를 대구에 만들어 대도시로서의 중추 기능을 하루빨리 회복하자는 것이다.

권상장 계명대 석좌교수가 원장으로 있는 금융경제선물연구원은 25일 오후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강당에서 상품선물거래소 역내 설립·유치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권 원장은 "최근 들어 곡물과 원자재 파동으로 전세계적으로 상품선물거래가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고, 탄소배출권이나 날씨 파생상품과 같은 새로운 상품 거래도 급증세"라며 "대구는 농산물의 집산지이자 섬유산업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최근엔 동해안 에너지벨트까지 조성될 예정이어서 농산물과 섬유 제품은 물론, 탄소배출권, 금속, 석유, 철강 등의 상품을 거래할 상품거래소 설립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원장에 따르면 상품거래소가 만들어지면 거래 금액, 증거금, 보증금, 수수료, 회원권 대금이 역내에 조성·유치되므로 지역에 돈이 몰리게 된다는 것. 권 원장은 "일본만 해도 도쿄와 나고야 등지의 상품선물거래소의 지난해 계약수는 5천270만건으로 거래 대금만 5천270조원에 이르고 증거금(거래대금의 10%로 계산)은 약 527조원"이라며 상품선물거래소로 인해 엄청난 돈이 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또 "미국 시카고, 캔자스시티, 미네아폴리스 등 선물거래소가 있는 지역은 비슷한 인구 여건의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도시 경쟁력이 좋다"며 "상품선물거래소가 만들어지면 국제통계에 대구상품거래소 통계가 올라가는 만큼 자연스럽게 대구의 국제화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기후거래소를 주축으로 한 상품선물거래소 개설 타당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녹색과 금융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21세기 후기 산업사회형 상품거래소와 거래 상품을 개발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내 다른 도시들은 이미 상품선물거래소 유치·설립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지구에 상품선물거래소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부산·광주도 상품선물거래소 설립·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상품선물거래소=농산물, 비금속 등 다양한 상품을 선물·현물 형태로 거래하는 곳. 시카고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곡물거래소가, 뉴욕에는 원유거래소가, 런던에는 금속거래소가,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는 모직과 육류·과일을 취급하는 거래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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