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아 싱글아 추석에 뭐하니?'
으레 찾아오는 추석, 싱글족에겐 어쩌면 따분하기도 하다. 재미있게, 폼나게 보내는 방법이 없을까?
이번 추석은 연휴가 짧다. 길어야 3일이다. 신종플루로 귀향인파도 많이 준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렛츠 고 고향'을 포기하는 싱글족이 더 많을 게다.
싱글족이 가장 선호하는 추석 보내기는 단연 여행. 여행은 매년 단골 손님이다.
30대 초 싱글족인 김나연(32·수성구 시지동)씨는 지난 여름휴가를 대신할 겸 추석 연휴 때 친구와 함께 홍콩으로 떠날 예정이다. 마침 여행사에서 나온 상품에 추석선물세트를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보내는 보너스가 덤으로 있어 선물세트 무료 배송도 예약했다.
여행사마다 '꽉 막힌 귀향길 전쟁 속에서 당신을 구해 드립니다. 명절 탈출 프로젝트' 등을 내건 싱글족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상지는 홍콩, 마카오, 일본, 대만, 중국 등으로 2박 3일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상품들이다. 쇼핑, 온천 등 테마 여행 위주다.
국내여행은 대개가 1박 2일 코스인데다 한적한 곳에서 머리를 식히는 소위 '침묵 여행'이 인기다. 인터넷에는 싱글족끼리 국내여행 정보를 교환하는 사이트도 개설돼 있다.
추석 때 평소보다 심해지는 외로움을 탈출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싱글족들의 '화려한 명절나기'를 위한 '파티'가 요즘 뜨는 추세다. 이에 맞춰 파티 관련 상품이 백화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의 추석 시즌 주요 판매 상품이다. 오픈마켓 G마켓에서는 추석 명절을 겨냥해 파티용품, 요리기구 등 싱글족에게 필요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요리기구는 요리에 서툰 싱글족들에게 간단하고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 위주이며 '파티 테이블보' '파티풍선세트' 등의 파티용품이 눈에 띈다. 반면에 추석에도 혼자 있고 싶은 '싱글족' 상품으로 거품목욕제, 입욕제, 숙면용품 등도 추석 시즌 단골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인 닌텐도의 '위'도 싱글족들의 관심을 끄는 품목이다.
'도심 접수'를 즐기는 싱글족도 있다.
김인정(27·수성구 범물동)씨와 친구 3명은 추석 전날과 추석 당일 스케줄이 여느 때보다 꽉 차 있다. 모처럼 허리띠를 풀고 놀아볼 셈이다. '추석 전날 친구들과 시내에서 저녁 먹고, 밤늦게까지 술마시기→추석날 낮 극장에서 팝콘 튀기기→오후 놀이공원 점령하기→저녁은 먹어야 산다, 시내 맛집 기행→밤 친구들과 DVD 여행' 순이다.
김씨는 "한마디로 방콕 탈출 이벤트"라며 "집이 대구인데다 명절 때 부모님 눈치도 적잖아 아예 친구들과 마음껏 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마다 싱글족 관련 카페가 수백개다. 회원 수만 포털마다 수만명이다. 대부분 정기모임과 채팅이 있다. 추석 사교클럽이 소개되고 있고, 수상스키, 번지점프 등 각종 스포츠 정보와 문화행사 정보도 많다.
'혼자만의 추석'이 두려운 싱글족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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