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침을 맞고 있는 주부 김모(48)씨는 자신의 통증이 잘못된 걸음걸이 때문이라고 여긴다. 3년 동안 거의 매일 1시간 이상 걷기 운동을 했지만 돌이켜보면 아무렇게나 걷기만 한 것 같다. 발바닥을 끌다시피 했고, 한쪽으로 치우쳐 걸었다. 신발은 항상 오른쪽이 먼저 닳았다. 병원에서는 오른쪽 발에 힘이 너무 쏠려 허리에 무리가 왔고, 몸 전체의 균형도 어긋나 있다고 했다.
사람은 평생 걸으며 살지만 바르게 걷기는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걷는 데 무슨 자세가 필요하냐?"고 묻지만 바르게 걷기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11자로, 바른 자세로 걷기
걷는 자세와 건강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잘못된 걸음걸이는 뜻하지 않은 병을 부를 수 있다. 팔자걸음은 엄지 발가락 주위에 집중적으로 힘을 받게 돼 조금만 걸어도 피로해진다. 발목과 무릎관절이 몸과 평행을 이루지 않아 척추와 체형 변형까지 유발할 수 있다. 안짱걸음은 무릎과 무릎이 부딪치거나 발끝이 잘 부딪쳐 넘어지기 쉽다. 오래 걸으면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발바닥이 딱딱하게 굳기도 한다. 머리가 상하좌우로 비틀비틀거리는 걸음은 발이나 무릎, 등뼈에 큰 부담을 준다. 거울 앞에 서서 두발이 11자 모양이 되는지 살피며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는 방향과 발 모양이 나란하면 힘이 발바닥 전체에 분산되기 때문에 건강한 걸음이 된다.
◆어떻게 걸을까
'앞으로 나아갈 때 발가락을 굽히고, 뒤꿈치는 바닥에 오래 둘 것' '팔꿈치는 90도로 굽히고, 다리의 리듬에 맞춰 앞뒤로 자연스럽게 움직일 것' '스피드를 낼 때는 보폭을 조정해 걸음 수를 늘릴 것'….
바르게 걸으려면 따져야 할 것이 많다. 워킹협회가 소개한 바른 걷기 방법을 보면 걸으며 지켜야 할 동작이 20개가 넘는다. 걷기 관련 책이나 전문가의 조언도 표현이 조금 다를 뿐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동작 하나하나를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아파 주저앉아 버리고 싶어진다.
모든 동작을 똑같이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몇 가지는 실천해 보자. 먼저 허리는 똑바로 펴고 턱은 가볍게 당긴다. 양쪽 어깨는 수평을 이루고, 걸을 때 양팔을 자연스럽게 흔든다. 시선은 10m 전방, 무릎은 편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는다. 걷기운동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착지. 발뒤꿈치부터 발의 앞쪽 끝까지 마치 발바닥 전체에 공이 굴러가듯 걸어야 착지할 때 발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얼마나 걸을까
건강 증진을 위한 걷기 효과를 기대하려면 하루 1만보 이상 걸어야 한다. 1만보를 걸어야 하는 이유는 칼로리와 연관이 있다. 성인의 보통 한걸음은 60㎝. 이런 보폭으로 30보를 걸으면 1㎉의 열량이 소모된다. 100㎉를 없애려면 3천보 이상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1만보를 걸을 때 약 300㎉가 소비된다. 이는 성인의 평균 잉여 칼로리 양에 해당한다. 하루 1만보를 걸으면 잉여 칼로리를 소비시켜 지방 축적을 막는다. 1만보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안팎. 7, 8㎞ 정도 거리다. 평소 걷기를 많이 한다면 30분 정도만 시간을 내 걸어도 충분하다. 대구워킹협회 김대현 사무처장(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걷기운동을 20분 정도 하면 당질이 연료로 사용되다가 지방산으로 전환된다"며 "운동 효과를 위해서는 적어도 한번에 20분 이상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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