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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G20을 계기로 우리의 내실을 채워 나가자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가 내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제3차 G20 회의에서 정상들은 이 회의를 2011년부터 정례화하기로 했다. G20 정상회의의 위상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부정기적인 임시 회의체에서 세계 경제의 상설 최고협의기구로 격상시키기로 한 것이다. 한국은 이런 결정 이후 첫 번째 회의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G20은 선진국 중심의 G8만으로는 세계경제 문제를 풀어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탄생한 협의체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환경, 핵 문제 등 각종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등 신흥공업국과 개도국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G20 회의 정례화는 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평가대로 "선진부국에서 개도국으로 권력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갖는 G20 회의를 한국이 개최한다는 것은 우리의 실력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이 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G20 정례화의 기틀을 다지면 우리의 국제적 위상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G20 정상회의 개최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우리 스스로 국격(國格)을 높이는 내실을 채워야 한다. 경제력만으로 선진국에 이를 수 없다. 정치 문화 사회 등 모든 면에서 내공이 쌓여야 하는 것이다. 심화되고 있는 사회 갈등을 극복하고 저질 폭력과 당파적 이해가 판치는 후진적 정치문화도 바꾸어야 한다. 사회지도층이 도덕 불감증을 돌아보고 공동체를 위해 더 희생하는 건강한 사회 기풍도 정착시켜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모르는 사이에 훌쩍 커버렸다. 하지만 덩치는 커졌지만 내적 성숙도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G20 회의 개최는 미숙한 우리의 내면을 영글게 하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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