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암칼럼] '세계 SMU 클럽'을 만들자

국제 라이온스 클럽, 국제 로타리 클럽, 청년회의소(JCI), 4H회, 와이즈멘…. 전 세계에 두루 조직된 지역사회 발전 및 국제 협력을 지향하는 봉사와 친목 단체들이다. 이들 봉사'협력단체들은 대부분 약 100년 전에 조직된 민간 단체란 점과, 모두 다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라이온스 협회는 1900년대 초 미국 시골 도시의 작은 친목단체를 이끌던 앨빈 존스란 사람이 지역사회 봉사에서 세계 발전을 위한 봉사로 활동 영역을 넓히자는 취지로 꾸린 조직이다. 그들이 내건 슬로건은 '비즈니스 클럽이지만 재정적 향상(돈벌이)에만 목적을 두지 않는다'는 순수한 봉사와 협동 정신의 기치를 내걸었다. 이후 캐나다, 멕시코, 쿠바 등으로 번진 라이온스는 2차 대전 직후 유럽 각국으로 확산돼 전 세계 180여 개 국에 약 150만 회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1959년 창립, 현재 국내에만 약 1천400여 개의 클럽과 7만여 명의 회원을 확보, 세계 4위의 회원국으로 성장했다.

국제 로타리 클럽도 100여 년 전인 1905년 2월 폴.P.해리스라는 미국 시카고의 변호사에 의해 주창돼 1922년 공식 창설됐다. 100여 년 만에 전 세계 207개 국에 532개 지구가 생겨났고 3만4천여 개 클럽에 125만여 명의 회원들이 친목과 봉사 활동을 펴고 있다. 이들의 지향점 역시 '지역사회서 나에게 주어진 풍성함을 환원해 돌려줌'이다.

JCI를 보자. 1915년 미국 미주리주 헨리 기젠 비어가 주창해 조직됐다. 이 조직 역시 지향 노선은 지역사회 개발과 국제 우호 증진, 세계와 인류 발전이다. 한국 JCI도 57주년이 됐다. 4H 클럽 역시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O.H.밴슨이 1912년 창설한 조직이다. 80여 개 회원국에 조직을 확산하고 있다.

좀 장황하게 세계적인 봉사단체들의 조직과 연혁, 성격을 꺼낸 것은 우리의 새마을운동은 왜 세계화된 조직으로 키워내지 못하고 있느냐는 아쉬움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계 SMU 클럽' 창설 같은 거다. SMU는 새마을운동본부가 내건 New SaeMaulUndong의 약자(略字)다. 새마을 운동의 근본정신인 근면, 자조, 협동은 협동과 봉사로 지역과 사회, 나아가 국가와 세계의 발전을 지향한다는 라이온스, 로타리, JCI, 4H 같은 봉사'협동 조직의 이상과 지향점이 같다. 우리 새마을운동도 세계적인 민간 조직으로 창설, 지구촌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충분한 명분과 역사성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국민소득이 북한보다 40달러나 적었던 빈국(貧國)을 G20과 OECD 회원국으로 성장시킨 1차 원동력이 새마을운동(SMU)에 있었다는 실증적 결과도 갖췄다. 최근까지 74개 국 4만7천 명의 외국인들이 새마을 교육을 받고 간 사실이 그런 당위성을 증명한다. 근면, 자조, 협동, SMU의 3가지 기본정신은 경제개발과 삶의 질 향상, 공동체의 새로운 정신이 요구되는 제 3세계국가들에는 딱 들어맞는 정신이다.

지난주 막을 내린 '새마을 박람회' 잔치에 50억 원의 예산을 썼다고 한다. 고생하고 대통령까지 다녀갔으니 나름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긴 했다. 그러나 이제는 눈을 좀 더 크게 뜨고 세계를 내다봐야 한다. 지금도 세계화를 위해 15개국에 해외봉사단체를 보내거나 개별 협력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라이온스나 로타리 같은 '세계 SMU 클럽' 성격의 조직으로 키우는 큰 게임을 벌일 때가 됐다. 특히 아프리카, 중남미 등 60, 70년대 우리의 새마을운동 모델이 먹혀들 여지가 많은 지역은 클럽 조직을 전파시키기에 매우 적절한 대상이다. 50억 지원금이면 아프리카 중남부에 세계 SMU 클럽 회원 수만 명쯤 금세 조직해 낼 수 있는 돈이다.

연수를 다녀간 외국인 4만7천 명 중심으로 현지에서 우리의 예산 지원을 받아 조직을 열성적으로 만든다면 10명 단위의 자그만 지부 하나씩만 만들어도 세계 최대의 봉사단체로 우뚝 설 수 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내년부터라도 새마을 중앙회와 함께 가칭 '세계 SMU 클럽 총재 박근혜'란 명함이 전 세계 개발도상국 곳곳에 퍼져나가도록 움직여 보시라. 21세기 한국, 이젠 그런 큰 바깥 길로 가야 한다.

金 廷 吉 명예주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