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석선물 반송되니 주민번호…" 보이스피싱 또 극성

#주부 김모(33)씨는 요즘 신용카드가 반송되는 사람들이 많아 일일이 전화를 걸고 있다는 우체국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김씨는 "최근에 신용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자 상대방이 '아마도 카드가 범죄에 이용된 것 같다. 안전한 계좌로 즉시 이체해야 하니 개인정보를 알려달라'고 해서 황급히 전화를 끊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47)씨는 얼마전 자신을 대구수성우체국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자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남자가 자신 앞으로 된 추석 선물이 계속 반송되고 있어 본인 확인이 필요하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물었다"고 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최씨는 바쁘다고 얼버무린 뒤 전화를 끊자마자 우체국 콜센터에 신고했다. 우정사업본부 조사 결과, 우체국을 사칭해 개인정부를 수집하는 보이스피싱 사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추석을 앞두고 우체국 추석 선물 배달 등을 미끼로 한 전화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북체신청에 따르면 최근 들어 우편물이나 택배가 반송돼 폐기할 예정이라며 접근한 뒤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으니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물어 개인정보를 빼가는 수법의 전화사기 신고가 쏟아지고 있다. 14일부터 24일까지 열흘 동안 대구경북에서만 추석선물 배달을 가장한 전화사기 신고가 208건 접수됐다. 추석 택배 가장 수법 외에도 우체국을 사칭해 신용카드가 반송됐는데 카드가 범죄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안전한 계좌로 이체해야 한다고 속이는 수법도 많았다고 경북체신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전국적으로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지급 정지 등록 계좌는 3천건에 이르며, 금액은 109억원에 달했다. 대구경북 경우 올 들어 24일까지 194건의 계좌가 지급 정지 등록을 했으며, 금액은 2억2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북체신청은 추석을 앞두고 선물 배달 등을 미끼로 한 전화사기를 막기 위해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특히 사기를 당하기 쉬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 수법과 피해 예방 요령 등을 적극 알리고 있다.

김영수 경북체신청장은 "우체국에서는 ARS 전화를 통한 안내는 절대 하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나 카드번호 등의 개인정보도 묻지 않는 만큼 이런 방식의 전화는 100% 전화사기"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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